'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중국 경제를 향해 음울한 예측을 던지자 중국 경제 두뇌들이 발끈했다.
양측의 대결은 루비니 교수가 14일자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명사들이 글을 올리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은 기고문에서 비롯됐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은 국유기업의 과잉투자로 부동산과 제조업 분야부터 거품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며 "2013년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급격한 성장 둔화로 세계 경제에 디플레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가 과거처럼 공공주택과 같은 분야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며 "경험에 따르면 과잉투자는 금융위기 또는 장기간의 침체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어 중국 정부를 향해 "2012년 말 (18차 당 대회에서) 지도부 교체가 있을 때까지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그 대가는 매우 클 것"이라며 "당장 연착륙에 집착하지 말고 12·5 계획의 후반부에 직면할 경제적 장애물을 주목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경착륙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정투자를 억제하고 저축을 줄이는 대신 소비를 확대해야 하는데도 중국 정부는 말로만 소비 확대를 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 대안도 제시했다.
세제 개혁과 국유기업의 민영화, 금융규제 완화, 위안화 절상 가속, 가계 소득 확대다.
베이징청년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루비니 교수를 '저승사자'처럼 묘사하면서 국내 경제 전문가들을 동원해 루비니 교수의 불길한 예측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레이샤오산(雷小山) 중국시장연구그룹 회장은 "중국의 인구 구조, 투자 및 소득 증가 추세를 잘못 읽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정자산 투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와중에 수출의 급격한 감소에 완충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한 단기조치였다"면서 "고속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경제 효율을 증가시켰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5년 1350만 장이던 신용카드가 2010년에는 2억4000만 장으로 증가했고 향후 5년간 매년 22%가 증가할 것"이라며 "젊은이들의 소비 관념도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중앙재경대학 중국은행업연구센터 궈톈융(郭田勇) 주임은 "루비니 교수는 서구시장 경제의 관점에서 중국 경제에 진단과 처방을 내렸다"며 "중국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양약의 약발이 먹히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안신(安信)증권 가오산원(高善文) 경제분석가는 "설비 과잉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며 "성장 엔진도 공공투자에서 민간투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은 급격한 절상보다는 점진적 절상 정책이 맞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대학샤예량(夏業良) 교수는 "중국은 경제구조 전환과 혁신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가 중국 경제에 부정적 논평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도의 경제 성장률이 몇 년 안에중국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루비니 교수의 불길한 예측이 맞을까, 중국경제를 낙관하는 중국 전문가들의 반박이 맞을까. 어느 쪽이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흐름이 바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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