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체계적 중국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재를 소개했다.
‘차이니즈 메이드 이지(CME: Chinese Made Easy)’와 ‘이지 스텝스 투 차이니즈(ESC: Easy Steps to Chinese)’였다.
좋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문법의 체계가 빈약하다는 단점 또한 분명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HSK 시험 준비를 권한다. HSK는 외국인을 위한 중국어 레벨 평가 중 가장 권위있는 시험이다.
HSK를 공부하면 어휘력을 향상시키고 문법을 체계적으로 다질 수 있다.
대학 진학 시 HSK 성적 제출을 요하는 학교도 있어 이를 위해 준비하면 일석이조이다.
HSK는 듣기, 읽기, 쓰기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이중 쓰기는 문법과 관련이 깊다.
단어를 배열해서 문장을 쓰게 하는 문제 유형이 있다.
다락원의 ‘신HSK 한권으로 끝내기’ 같은 한국의 HSK 교재는 쓰기 영역에서 문법 설명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HSK는 원래 1~6급까지이며 6급이 가장 급수가 높다. 그런데 최근 개정이 이루어지며 7~9급까지 급수가 늘어났다.
기존의 1~6급에 더해 고급에 해당하는 7~9급이 생겨난 것이다. 아직까지 대학 입학 기관에서 원하는 수준은 6급까지이다.
문제 유형은 다르지만, 국제 학교의 IB 전 단계인 IGCSE 수준은 HSK의 4급, IB SL(Standard Level)은 5급에 가깝다.
홍콩에는 HSK 시험이 일반적으로 매년 3, 5, 8, 12월에 치뤄진다.
홍콩대(HKU SPACE)와 중문대에서 번갈아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위에서 추천한 CME나 ESC와 함께 HSK를 병행해 나간다면 중국어 수준을 체계적으로 높일 수 있다.
HSK의 경우 꼭 시험 대비가 아니어도 좋다. 학습 자체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게 한다.
국제 학교의 중국어 시험은 작문(에세이) 비중이 크다. 학생들이 가장 취약한 영역이기도 하다.
중국어에서 과외 교사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작문과 말하기지만 혼자서도 실력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비결이 있다.
작문의 경우는 바로 ‘필사’다. 좋은 문장을 베껴 써 보는 것이다. 작가들이 글쓰기 훈련을 할 때에도 필사가 활용되고 있다.
필사도 단계가 있다. 우선 CME나 ESC에 나오는 에세이 글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에세이에 등장하는 새 단어들을 먼저 써 본다.
다음 단계에서는 에세이 전체를 베껴 쓴다. 주의할 것은 기계적으로 별생각 없이 따라 쓰면 효과가 없다.
필사를 하면서 단어의 활용 및 문법, 문장 구조를 관찰하며 익힌다.
다음 단계에서는 보지 않고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써내려 간다. 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다. 막히면 조금씩 보면서 적어도 된다.
하나 차츰 익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원문과 비슷한 에세이를 완성하게 된다.
처음에는 짧은 분량을 택해서 베껴 보며 점점 긴 글들로 옮겨 나간다.
작문 실력 향상에 필사가 좋은 방법이라면 말하기에는 복술(復述)을 추천한다. 즉, 내용 다시 구현하기이다.
CME나 ESC에는 고사성어의 유래나 옛날이야기 등 재미있는 내용들도 수록되어 있다. 기승전결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선택한다.
3번 정도 책을 보고 소리내 읽으며 내용을 외워본다. 이후 ‘도전!’을 외치고 보지 않고 복술한다.
마치 중국 꼬맹이를 앞에 앉혀 놓은 채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느낌으로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과 똑같지 않아도 된다.
교재에는 각 본문마다 새 단어가 함께 수록된다. 복술할 때 문장은 보지 않되, 단어 목록을 참고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 나간다.
이 방법은 우리 학원의 중국어 회화반에서 활용하여 효과를 입증했다. 말하기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이제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여 학년별 중국어 준비 단계를 제시해 보았다.
(기준: 학년은 ESF 과정, IB는 Standard Level)
HSK를 급수마다 응시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면 된다. 대학 원서 제출용이라면 5급이나 6급을 준비해야 한다.
IGCSE는 CME 3권 수준이다. CME 3권을 충실히 학습하고 소화한 학생이라면 IGCSE는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즉, CME 3권으로 평소에 공부하는 것이 준비 과정이다.
IB 역시 평소에 CME 4, 5권 위주로 착실히 학습해 나간다면 그 자체로 시험 준비가 된다.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