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교육 환경의 장점은 무엇일까?
국제 학교가 많고 영어와 중국어의 외국어 학습에 유리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영어와 중국어가 모두 유창하게 구사된다면 환상적인 스펙을 갖춘 셈이다.
하나 막상 아이들을 국제 학교에 넣어 놓고 지켜보면,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특히 중국어의 경우 기대한 만큼의 실력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단 학교의 커리큘럼 자체가 체계적이지 못하다.
중국어 교사의 역할은 가르침보다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부과하고 주기적 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업무에 더 편중되어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해, 가르쳐 주는 것은 별로 없으면서 과제 및 시험으로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언어적 환경이다. 홍콩이 중국어권이긴 하지만 국제 학교 학생들의 실생활 언어는 영어다.
자신들에게 편한 영어로도 홍콩에서 의사소통 및 생활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
홍콩의 국제 학교 커리큘럼에는 중국어 교육이 비중있게 편성되어 있다.
아쉽게도 이런 이유들로 학생들의 실력 향상은 더디기만 하다. 문제는 중국어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 중국어는 홍콩의 공식 언어이다. 홍콩에 있는 동안 중국어 습득의 좋은 기회를 포기하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우리 학원 중국어 방문 교사인 풀턴 팡은 많은 한국 학생들을 지도해 왔다.
팡 선생은 한국 학생들의 중국어 학습에 있어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주요 문법에 대한 기초 및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체계적이지 못한 학교 교육에 기인한다. 국제 학교에서 문법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둘째, 쓰기에 있어서 단어 활용 수준이 떨어진다. 홍콩의 국제 학교에서는 쓰기를 비중있게 다룬다.
특히 고학년으로 갈수록 그렇다. 중국어에는 동사-목적어, 혹은 부사-동사로 구성된 주요 4자 어구들이 많다.
이것의 응용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어휘력 부족에 기인한다.
셋째, 익숙하지 않은 한자 쓰기이다. 우리 학원의 중국어 방문 교사들은 종종 ‘학생들이 한자 쓰는 걸 너무 싫어한다’고 하소연을 한다.
성인 중국어반 어머니 수강생들도 판서한다고 몇 글자 쓰다 보면 집에 가라고 수업종이 울린다.
그 어려운 한자들로 작문을 해야 하니 쓰기 점수가 안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넷째, 중국어의 우선 순위는 늘 영어, 수학 다음이다.
홍콩의 국제 학교에서 대학 입학을 위해 가장 많이 응시하는 시험이 IB일 것이다.
응시 6과목 중에서 중국어는 우선 순위 밖이다. 즉, 시간 투자를 많이 못 한다.
학교에서 문법 및 쓰기 등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주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덜 할 것이다.
하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학부모들은 과외 교사를 찾아 여기저기 뒤적인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수업은 비체계적이지만 다행히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교재가 있다.
‘차이니즈 메이드 이지(CME: Chinese Made Easy, 1~5권)’라는 책이다.
홍콩 및 싱가폴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 학생을 위해 출판되었다.
교사인 야민마(Ya Min Ma)는 홍콩 ESF 중국어 교사의 경력도 갖고 있다.
CME는 회화뿐만 아니라 IB, AP, IGCSE 등 시험 준비용으로 손색이 없다.
교재 자체가 이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제작되었다.
내용과 구성도 좋아 나는 우리 학원의 성인 중국어반에 부교재로 쓰기도 한다. 회화, 듣기, 독해, 쓰기를 종합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비슷한 교재로 ‘이지 스텝스 투 차이니즈(ESC: Easy Steps to Chinese)’가 있다.
작가가 CME와 같고 책의 구성 및 내용도 거의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CME는 홍콩에서, ESC는 중국대륙에서 출판되었다는 것이다.
두 교재 모두 홍콩의 국제 학교에서 쓰이고 있는데, 특히 영국 재단인 ESF 계열 학교에서 많이 사용 중이다. 홍콩의 대형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발음부터 시작하는 1권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1학년이 대상이다.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라면 CME의 아동판(Chinese Made Easy for Kids) 시리즈가 적합하다.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어학의 특성상 ‘나중에’로 미루다간 단기간에 수습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영어, 수학에 밀리는데 고학년으로 갈수록 중국어에 시간을 투자하기 힘들다.
이 교재의 1권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해 나가면 혼자서도 학습이 가능하다.
IB의 경우 시험 주제가 학교 생활, 환경, 중국 전통 문화와 역사, 첨단 기술, 중국어 학습 등으로 비교적 한정되어 있다.
바로 CME나 ESC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이 교재들이 IGCSE나 IB 준비에 좋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하나 이 교재의 치명적 단점도 있다. 바로 문법이다. 문법이 수록되어 있으나 비중이 낮은 데다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산발적이다.
사실 IB같은 대입 시험에 문법의 비중은 적지만 쓰기에 기초가 되는 바, 소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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