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완차이 술집에서 거나하게 취한 후 길거리에 세워 놓았던 차에 시동을 걸고 나오려고 하는 찰나 길거리에 서있던 음주단속 순경에게 걸렸습니다. 측정기를 불으라고 하는 것을 거부하자 측정기 거부죄로 기소되었습니다. 운전도 안 했는데 이런 단속법에 걸려야 하나요 ?
A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을 때 그 행위가 과연 운전을 한 것인가 안 한 것인가의 이슈에 대해 홍콩에서는 법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즉 둘 중의 하나도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귀하는 시동은 걸었지만 운전할 의도가 없었다는 정황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면 기소에서 벗어날 확률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옆에 운전기사나 친구가 있어 운전을 대신 해 줄 사람이 있었거나, 손님을 기다리는데 더워서 에어컨을 틀기 위해 발동을 걸었다면 운전을 하려고 했다는 경찰 주장에 좋은 반박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운전자를 두둔하는 사례가 있어, 음주 상태라도 주차된 차량에 시동을 걸었지만 기어를 넣지 않았다면 음주운전 한 것으로 간주 못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호흡측정기를 거부할 수 있고 거부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한국 판례가 홍콩에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만, 논리는 동일하므로 귀하도 발동은 걸었지만 최소한 기어를 넣어 차량 발진을 시키기 전까지는 음주 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95년 수정된 홍콩 도로교통법 제 39조에 보면 혈중 알코올농도(술에 취했든 안 취했든)에 관계없이 경찰이 호흡측정 하라고 할 때 거부하면 최고 징역 3년까지 받을 수 있는 행위로 정했기 때문에 귀하가 위 논리를 주장한다 해도 완전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으나, 적어도 형을 낮추기 위해서는 주장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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