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B씨는 평소에 벤즈 차를 소유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홍콩에는 벤즈를 타지 않으면 부자라는 소리를 못 듣는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을 벌어서 집은 못 샀어도 제일 먼저 산 것이 벤즈였고, 교회모임이나 BBQ 나갈 때 자랑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BBQ 나갔다가 친한 사람이 좋은 차를 혼자 시운전 좀 해보자고 해서 쾌히 승낙했는데, 곧바로 부주의로 전봇대를 쳐박았습니다. 이런 경우 수리비가 보험에서 처리될 수 있는지요? A 일단 차를 빌려 탄 사람의 운전 부주의였다고 추정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타운전사의 과실로 인해 B씨 차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도 있으니 빌려 탄 사람에게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B씨의 보험 계약이 홍콩의 표준 보험 계약서이라면 B씨가 승낙한 제 3자 licensee가 운전하다 사고가 난 것은 보험에서 처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deductible한 액수가 정해져 있다면 얼마의 액수(보통 HK$10,000)를 감하고 나머지 수리 액수를 받아낼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많이 내면 보통 deductible은 없어집니다. 간혹 특별한 보험 계약서에는(예를 들어 세계에 한 대 밖에 없는 자동차인 경우나 그 반대로 보험료가 아주 낮은 경우) 귀하 이외에는 아무도 운전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런 계약서는 현실상 드뭅니다. 보험계약서에 귀하가 아무나 빌려줄 수 있다는 표현이 있다해도 보통법(Common Law)상 예외는 있어 귀하가 운전면허 없는 미성년자, 정신병자, 지체부자유자, 사고 기록이 많은 자 등에 빌려주었다면 보험회사는 귀책 사유를 귀하에게 돌리려고 노력할 것이고, 상대방의 변론에 따라 귀하가 수리비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자동차는 빌려주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만약 귀하의 차가 도난당했다가, 도둑이 운전 부주의로 차에 손상을 입혔다면 도둑은 licensee가 될 수 없으므로 보상을 못 받으나, 피해 정도에 따라 절도(theft) 조항하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