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필자는 지난 주 미국으로 떠난 여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혼 수속이 거의 다 끝나는 중인데 갑자기 「남편에게서 연락 없었던가요?」라고 물어왔습니다. 남편이 이혼 취소하고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일 모래면 정식 이혼장이 나오는 데 그것을 취소할 수 있는 지 물어왔습니다.
A 다른 특별 사유가 없는 한 이 세상에 본인이 싫은 것을 억지로 이혼시키는 법은 없습니다. 특히 영국법을 사용하고 있는 홍콩에서는 이혼을 두 단계로 나누어서 합니다. 첫 번째 법원허가는 라틴어로 "Decree Nisi" 라고 명명하는 데 소위 "가 이혼장"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쌍방이 계속 진행하겠다고 하고 이의를 제가하지 않으면 4-6주 후에 자동으로 "Decree Absolute"라는 정식 이혼장이 나옵니다. 한국에서는 쌍방이 도장 빵빵 찍고 가정법원에 제출하면 이혼이 쉽게 끝나나, 홍콩에서는 공백기간을 두어 소위 "Cooling Period" 동안 다시 잘 생각해보라는 의도에서 위와 같은 두 단계 이혼절차를 밟습니다. 물론 정식 이혼 후에 다시 결혼해도 되나 기록이 남고 시간과 비용이 드니 차라리 수속절차 중 "all stop" 시키고 결합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입니다.
이혼하는 여자 치고 좋다고 하면서 이혼절차 밟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들어본 바에 의하면, 「제대로 밥이나 먹고 사는 지?」 자신이 먼저 이혼신청 하고도 「아쉬우면 다시 만나자고 하지 않을까요?」 등 항상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얻어맞고도 「그 놈 돼져라」 하는 여자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여자의 정은 잘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부인은 사무실에 찾아와 자신이 남편을 「놈」이라고 표현하자 필자도 덩달아서 「놈」이라고 했더니 왜 내 남편을 「놈」이라고 하느냐고 따지던 부인도 있었습니다. 남편에 대한 존경심은 이렇게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Godfather"라는 마피아 대부 영화에 보면 대부의 딸이 남편에게 얻어맞자 화가 난 대부는 사위를 사람 시켜 죽입니다. 미워하던 남편이 아버지 손에 죽자 울며불며 아버지에게 대드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자 마음이 대충 이렇게 되다 보니 차라리 참고 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자문을 저는 항상 먼저 합니다. 다시 잘 생각해보고 연락하라고 하면 80%는 다시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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