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3조 준결승전. 출발을 앞두고 그의 이름이 불러지자 관중석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박수의 주인공은 바로 의족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프리카공화국)였다. 전광판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자 그는 손을 들어보이며 관중들의 환호에 보답을 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마자 피스토리우스는 전광석화 같이 튀어나갔다.
그 모습에 관중들도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중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했던 피스토리우스는 그러나 후반 스퍼트 부족으로 선두권에서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다.
결승점을 100m 앞두고 역주를 펼쳤지만 결과는 꼴지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그의 기록은 46초19로. 조 8위, 전체 22위에 그친 피스토리우스는 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점을 통과한 피스토리우스의 얼굴은 누구보다 밝았다.
실망한 표정 보다는 밝은 미소로 같이 레이스를 펼친 동료 선수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면서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얻었다"고 겸손해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물론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의 목표는 준결승에 오르는 것이었고, 그것을 해냈다"면서 "만약 오늘 더 빨리 달렸더라도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피스토리우스는 어디를 가든 팬과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장애를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은 그를 더 돋보이게 했다.
이미 장애를 극복한 피스토리우스가 1600m 계주에서도 ‘기적의 레이스’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육상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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