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접대를 위한 중국 요리 주문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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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접대를 위한 중국 요리 주문의 팁

오늘은 좀 생뚱맞은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아이돌 걸그룹과 중국 음식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비주얼 담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명의 아이돌이 무대에 올라와 노래와 춤을 추면 그중에 비주얼 담당이 있다. 마찬가지로 여러 음식이 올라오는 중국 식당의 식탁 위에도 비주얼 담당이 있어야 한다. 


한번은 대학 때 모셨던 중국어과의 유명한 교수님께서 홍콩을 방문하신 일이 있었다. 필자의 박사 과정 입학을 위해 기꺼이 추천서를 써 주셨던 분이라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좋은 중국 식당에 모시고 갔다. 그때 그분으로부터 중국 음식을 주문할 때 도움이 되는 한가지 팁을 전수받았다. 

그것은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를 시키라는 것이었다. 결정적인 한 방 말이다. 즉, 여러가지 음식들이 차례로 올라오는데 그중 ‘와~’하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인상적인 음식으로서 이것이 바로 ‘비주얼 담당’이다. 이 요리가 상에 올려짐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대고 이것을 주문한 접대자는 살며시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이런 요리들은 손님들의 기억에도 오래 남아 “그때 OO 요리 정말 인상적이었어요”라며 다시 만났을 때 당시를 즐겁게 상기시키는 효과도 갖게 한다. 비주얼 담당의 인상적인 요리로는 가루파 생선찜, 덩치가 큰 게 요리, 직접 옆에서 썰어주는 오리구이 등을 꼽을 수 있고 이 외에도 식당에 따라 다양하다. 


홍콩에 주재원 분들이 많고 접대는 소홀할 수 없는 일과의 연장선에 있어 꽤나 신경이 쓰인다. 이를 위해 자주 가는 단골 식당을 개발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곳에서 잘 하는 음식들을 알아둔다면 손님 접대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같은 곳만 가면 두 번 이상 방문한 손님들은 식상해하므로 새로운 곳도 개발해야 한다. 그런데 대접하는 사람도 처음 가는 곳에서 바로 손님 접대를 하면 시행착오를 겪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직원들끼리, 혹은 가족들과 먼저 가서 스스로 실행대상이 되어 이것저것 시켜봐야 한다. 이런 식당들은 대개 다른 사람의 추천을 받아 가는 곳인데 홍콩 사람들이 신봉하는 식당 평가 사이트인 ‘open rice’ 를 참고하여 정보를 알아 보는 것도 좋다.

만약 손님과 단 둘이 중국 식당에 가면 양이 많은 중국 음식의 특성상 주문하기가 애매하다. 이때는 2인용 세트 메뉴가 좋다. 두 명이서 여러가지 음식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수 있고 음식의 맛도 무난하다. 여럿이 가더라도 그 식당의 음식에 대해 잘 모를 때 세트 메뉴를 시키게 되면 평타는 친다. 어떤 식당들은 세트 메뉴의 일부 음식을 손님이 원하는 걸로 바꿔주기도 한다. 

필자가 주재원이었을때 가끔씩 출장오셨던 본사 사장님은 중국 음식을 좋아하고 격의없는 스타일로 주재원으로서는 모시기 편한 분이셨다. 이분은 재미있는 취미를 갖고 계셨는데 식당에 모시고 가면 착석 전 항상 식당안 테이블을 쭉 둘러보시며 “저거 한 번 먹어보자”하며 다른 사람이 먹고 있는 음식 중에 맛있어 보이는 것을 시키도록 하셨다. 이런 방법은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 음식을 주문해 볼 수 있는 좋은 팁인것 같다. 


세트 메뉴가 아니라 따로 따로 주문을 한다면 같은 종류가 겹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육류를 시킬 때 돼지고기류를 2개 시킨다거나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같이 주문하여 가금류가 2개 올라오는 것도 좋은 주문 방법은 아니다. 홍콩의 해산물 식당도 접대로 좋은데 그렇다고 해산물만 시키는 것은 가격만 올라가고 양은 적어 비효율적이다. 해산물 전문 식당에서도 육류 등을 식탁에 올려 양과 비용의 균형을 맞춰 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제일 좋은 것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중 2개 정도, 버섯이나 두부, 기타 푸른채소가 포함된 야채류1~2개, 해산물 2개 (새우, 게, 조개류, 생선), 이 외에 탕, 만두 종류 등 기타 요리를 추가하고 주식은 밥이나 면으로 하면 된다. 디저트도 2인당 하나 정도로 주문하여 그날 식사를 마무리한다. 최근에는 중국 음식중에 퓨전 스타일도 많아 이런 요리들을 찾아 개발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멀리서 온 손님들은 기대도 많고 한 번 오기도 쉽지 않으니 접대에 소홀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업무 평가의 일부에도 포함되는 본사 임원 접대, 비즈니스 성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래처와의 만찬등에 있어서 식사 대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친지들의 방문시도 마찬가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음식 주문 시 겪게되는 시행착오는 하나의 통과 의례인데 위에 언급한 내용들이 이런 실수를 줄이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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