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생활을 기억하는 법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생활을 기억하는 법

2.jpg

 

SNS로 기록하는 홍콩 생활


해외에서의 생활은 일생에 있어 독특한 경험이다. 

언어, 음식, 사람, 문화, 그리고 환경이 다른 타국에서의 하루하루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훗날의 추억을 위해 홍콩에서의 소중한 나날을 기록한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는 이유다.


최근 디지털 기술 및 인터넷의 발달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소위 SNS라 하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그것이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인스타그램의 경우 내가 가는 현장을 사진에 담아 바로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나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타인들과 공유한다.


방문한 곳을 다녀온 후 여러 사진을 좀 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올리고 싶으면 블로그를 이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 즉흥성을 장점으로 속도감 있는 공유가 가능하다면 블로그는 좀 더 차분하게 기승전결로 정리하여 올릴 수 있다. 

 

나는 업무적으로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많은 교민들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홍콩의 일상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SNS는 훗날의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도구로 손색없다. 

 

여기에 더해 나는 인간의 감성을 담은 아날로그적 기법을 추천하고 싶다.



나의 일상을 보관하고 꺼내보는 도구 – 일기


나는 매일 빠지지 않고 해야 하는 일상의 숙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일기 쓰기다. 일기를 통해 오늘 나의 순간순간을 톺아보며 하루를 기록한다.


일기는 위에서 언급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보다 좀 더 내밀하고 세심하다. 

 

SNS는 타인의 시선을 고려하다 보니 나의 솔직하고 깊은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SNS를 나만 볼 수 있게 비공개 계정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매일 일기를 통해 홍콩 생활을 기록한 지 4년째가 되었다. 최근에는 지난 3년의 역사를 날짜별로 살펴본다. 

 

3년전, 2년전, 그리고 작년의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런데 나의 일기 쓰기는 좀 다른 특징이 있다. 엑셀에서 표를 만들어 그날 하루를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기록한다는 점이다. 

 

엑셀에 적는 일기에는 칸칸마다 내용을 구분하여 나의 하루를 채워넣고 있다.


 


엑셀로 쓰는 일기의 장점


나의 엑셀 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하루를 열며 아침에 쓰는 영역과 그날을 정리하며 자기 전에 쓰는 영역으로 구분된다. 

 

아침 일기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에서 소개한 방법을 적용해 보았다. 책의 저자 팀 페리스는 “일기는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위해 쓸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시작이 활기차면 하루가 몰라보게 달라진다. 그런 하루가 모여 성공하는 삶이 된다”라 말한다. 

 

아침에 쓰는 일기는 세가지 항목을 담고 있다. 1)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 2) 오늘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3) 오늘의 다짐이다.


나의 경우 매일 아침의 일기 쓰기는 어려운 과제다. 하루를 여유있게 시작하는 날만 쓰고 있다. 

 

이중 ‘오늘의 다짐’은 특히 효과가 있다. 그날 하루 동안 뭔가를 할 때 아침의 다짐을 떠올리면서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게 된다.


내가 주로 이행하는 일기 쓰기는 잠자기 전이다. 열 가지 내용으로 구분해 놓았다.  


첫 칸은 나를 칭찬해 주고 싶은 일/보람된 일이다. 몇 시간 후에 적게 될 오늘 자 일기에는 칼럼 쓴 것을 언급할 것이다.

 

둘째 칸은 좋았던 일/행복했던 일이다. 나의 일기에서 가장 많은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다. 좋았던 일은 거창할 필요없이 소소한 행복을 담으면 된다. 

 

셋째는 내 스스로 아쉬웠던 일이다. 앞에 ‘내 스스로’를 붙인 까닭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 아닌, 나에게 아쉬웠던 행동이나 선택을 기록하여 이후 개선하기 위함이다. 

 

넷째가 오늘의 말&명언이다. 주로 책에서 읽은 좋은 말을 기록한다. 

 

다섯째는 오늘 감정과 몸 상태다. 나의 심신을 돌아보기 위하여 만든 항목이다. 잠들기 전 체중을 자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내용의 항목들이 계속 아래로 이어진다. 내일 예정과 목표/기대,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 알게 된 사실이나 지식(책, 방송, 매체, 지인의 말, 혹은 나의 경험을 통해 얻은)을 적는 칸도 있다. 

 

어제 일기에는 ‘스타벅스의 아이스 카푸치노는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니었다. 

 

주문 실패’라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오늘의 기록에는 그날 있었던 사건을 담는다. 오늘의 단상을 마지막으로 그날 일기가 마무리된다.  


“아니, 이렇게 많은 걸 어떻게 다 써요?”라고 물을 것이다. 

 

이 모든 칸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 나도 평균 3~5항목만 기록하는데, 5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타인 열람 방지를 위해 파일에 비밀 번호를 걸어 둔다 (비밀 번호 설정 방법은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참고하면 된다).


이렇게 홍콩에서의 일기가 겹겹이 쌓이면 훗날 해외 생활을 추억하는 좋은 앨범이 될 것이다. 

 

또한 타국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좋은 정보를 축적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매일의 일상을 기억속에서 희미해지게 방치하는 것 보다 기록으로 남긴다면 의미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의 단점은 기록의 동물이라는 장점으로 보완될 수 있을 테니까.

 

3.jpg

 

이승권 원장.jp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