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나 구글 검색창에 또는 유튜브 창에 '토플 없이 미국 대학 가기'를 치면 여러 유학원이 올린 정보가 나온다. 필자는 이 글들을 읽으면서 "참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다"라는 생각을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에게 등산화를 신지 않고 백두산 등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하고 싶다. 대부분은 불가능하거나 어렵다고 답을 할 것이다.
영어권 대학들이나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는 독일 대학, 중국 대학들은 예외 없이 국제학생들에게 영어 공인성적을 요구한다. 이들 대학들이 요구하는 토플 성적은 보통 80점이다.
물론 더 낮은 성적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고, 더 높은 점수를 내라고 하는 대학도 있다. 그렇다면 이 대학들은 왜 영어 공인성적을 요구할까? 그것은 적어도 일정 이상의 영어 공인성적을 받아야 영어로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등산하려는 학생이 튼튼한 등산화를 신었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적어도 3천 미터 고봉에 오르려면 거기에 맞는 튼튼한 신발을 신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유학원들이 토플 없이도 미국 명문 대학에 간다고 선전을 하고 있다.
영어 능력이 부족해서 토플이나 아이엘츠 등 영어 공인성적을 내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토플 점수가 없어도 미국 대학 간다'라고 선전하는 상황을 독자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 필자는 아무리 좋게 봐도 장삿속이 담겨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유학원들은 실제로 토플이 없는 학생들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 그 방법은 두 가지다.
1) 엉터리 조건부 입학
미국 대학에 정식 입학을 하려면 일반적으로 토플 80점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학생이 몇 번 시험을 봐도 75점까지 밖에 확보를 못했다면 이때 조건부로 입학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 대학들은 이런 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에 와서 1년간 ESL 과정을 듣고 일정 조건이 되면 정식으로 받아주겠다"라고 제의를 한다. 즉 조건부 입학이다. 이런 경우에 점수가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점수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아무 점수도 없는 데 조건부로 들어오라는 대학교는 거의 없다. 그런데 토플 점수 없이 국제학생을 받아주겠다는 대학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국제학생들이 잘 오지 않는 아주 낮은 수준의 주립대학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아주 수준이 낮은 대학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패스웨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대학들이 영어를 못하는 국제학생들을 작심하고 받아들이려는 프로그램이다. 대부분 그 이유는 재정 상황 타개를 목적으로 한다.
정식 학생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1년간 가르쳐 보고 정식으로 받아주겠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 대학들이 재정난 타개를 위해 중국, 베트남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영어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을 미끼로 하는 장사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1년 과정을 잘 마치면 2학년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이런 대학들은 수준이 높지 않다.
물론 노스이스턴 대학 등 랭킹이 높은 대학이 있지만 토플 없이 1년을 공부한 학생들이 제대로 2-4학년 때 따라갈 수 있을까? 그것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2) 1+3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진짜 문제가 많다. 유학원들이나 특정 단체가 미국 대학 가운데 수준이 낮은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한국에서 1년을 공부를 시키고 2학년부터 미국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일부 유학원들과 한양대, 서울교대, 중앙대 등이 손잡고 하던 프로그램의 변형이다. 검찰의 수사로 된서리를 맞았지만 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교육 장사꾼들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장사를 하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미국 대학들이 국제 학생 모집이 어려우니까 이 대학들이 각국의 유학원 또는 특정 업체들과 1+3 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때 한국 업체가 국내에서 1년을 공부시킬 때 1년 치 등록금은 국내 업체들이 갖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2-3-4학년 등록금은 미국 대학이 갖는다는 조건인 경우가 많다. 서로 윈윈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1년간 영어공부와 기타 과목 공부를 한다고 이 학생이 미국의 제대로 된 대학에 가서 영어로 교양과목과 전공을 따라갈 수 있을까?
물론 우수한 학생은 가능할 것이지만 상당수 학생들은 실패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프로그램이 과연 정상적인 프로그램인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필자가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이 바로 이런 '장사꾼' 프로그램이다.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인가 아니면 돈에 방점이 찍힌 교육 장사꾼 프로그램인가? 해당 유학원 원장들은 양심을 걸고 답을 해 보기 바란다.
영어 공인성적을 제대로 갖추어야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지, 영어 능력을 갖추지 못했는데 미국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까? 불 보듯 뻔히 낙제를 할 가능성이 높은 데 영어 공인성적 없이 미국 대학에 오라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마케팅이다.
그래서 필자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이런 장사를 하지 말라고 힐난하는 것이다. 장사에도 금도가 있다. 즉 지켜야 할 선이 있다.
필자는 이런 방식의 마케팅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 생각을 한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항의를 하는 유학원 원장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비유를 생각해 보자. 등산화가 없는 학생에게 "괜찮아 그냥 백두산에 갈 수 있어. 일단 올라가면 등산화를 줄게"라고 말하며 옳은 가이드일까?
필자는 차라리 이 학생들에게 조금 늦더라도, 조금 돌아가더라도 등산화를 잘 준비해서 올라 가자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까? 즉 시간이 걸리더라도 영어 능력을 높여서 대학에 가자고 말하는 것이 옳다.
즉 몇 달 동안 영어 공부를 해서 토플 최저 60점 이상을 받아서 CC로 가서 1-2년을 공부하고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하라고 조언을 하는 것이 정확한 컨설팅이라고 생각을 한다.
암환자에게 가짜 약을 팔고, 먹는 음식에 불순물을 넣어 장사하는 사람들이 지옥에 가야 하는 것처럼,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남의 귀한 자녀를 대상으로 나쁜 교육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옥에 가야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