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미리보는 홍콩의 전통 명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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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미리보는 홍콩의 전통 명절들




학원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달력의 빨간색 표시를 보고 “내일은 무슨 날이에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 보통 홍콩에 이주해 온 지 얼마 안 된 교민들이다. 

홍콩에 거주하며 우리가 참고할 만한 전통 명절들이 있다. 이중 평일이지만 현지 직원을 일찍 귀가시키는 날도 있어 관리자라면 참고하는 것이 좋다. 

아직 새해의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지금, 올 한해의 중요한 전통 명절들을 날짜별로 짚어본다. (빨간색은 공휴일, 검은 색은 평일)


춘절: 중화권 최고의 명절 - 음력 1월 1일 (올해 양력 2월 12일, 4일 연휴)


춘절은 홍콩 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 대만 등 중화권 최고의 명절이다. 홍콩은 3일 연휴이다. 우리나라도 같은 날인 설이 최고 명절인데, 한국이 당일 앞뒤로 하루씩 쉬는데 비해 홍콩은 음력 1월 1일부터 3일까지가 공휴일이다. 

홍콩도 대체 휴가제가 있어 올해의 경우 양력 2월 12일부터 금, 토, 일, 월 4일 연휴이다. 가족, 친지에게 새해 인사를 다니며 아이들과 미혼자는 친척 및 지인들로부터 빨간 봉투에 담긴 라이시(홍빠오), 즉 새뱃돈을 받는다.


원소절: 중화권의 발랜타인 데이 - 음력 1월 15일 원소절 (올해 양력 2월 26일)

중화권의 발렌타인 데이라고도 불리운다. 춘절의 분위기는 2주간 이어지다가 원소절에 이르러 끝난다. 이날에는 공원이나 공공장소등 곳곳에서 연등회가 열린다. 

홍콩을 포함한 남방 사람들은 탕위엔(湯圓)이라고 불리우는 음식을 먹는다. 말랑한 새알심 안에 깨나 팥, 혹은 땅콩잼 같은 소가 들어 있는데 물에 삶아 먹는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이 명절을 지내는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청명절: 성묘하는 날 - 양력 4월 4일 혹은 5일 

중국의 24절기 중 하나로 태양이 매년 4월 4일이나 5일 황경 15도에 다다르는 시간부터 시작된다. 올해의 청명절은 4월 4일이다. 일요일이기 때문에 대체 휴가가 적용되어 5일인 월요일이 공휴일이다. 

기원이 춘추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니 2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명절이다. 한국에서는 이날을 한식이라고 부른다. 청명절이 되면 홍콩 사람들은 과일과 술, 음식등을 가지고 성묘를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음력 4월 8일 (올해 양력 5월 19일) 

홍콩의 750만 인구 중 불교신자는 약 100만으로 도교와 함께 가장 많은 종교 인구를 갖고 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후 첫 행정장관에 오른 퉁지엔화는 기존의 공휴일이었던 영국 여왕 탄생일을 대신하여 부처님 오신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이날 홍콩 곳곳의 법당에서는 불교 행사가 열리며 이중 란타우섬에 있는 보련사의 행사가 가장 성대하다.  


단오절: 쫑즈와 용선 경기 – 음력 5월 5일 (올해 양력 6월 14일) 


단오절하면 떠오르는 두 단어는 ‘쫑즈(粽子)’와 드래곤 보트 경기라고도 불리우는 ‘용선(龍船) 경주’이다. 쫑즈는 찹쌀을 연잎에 싸서 쪄 먹는 단오절 전통 음식이다. 단오절은 중국 전국시대 충신인 굴원을 기념하여 생긴 명절이다. 

굴원은 강물에 투신 자살한 애국 충신이다. 백성들은 물고기가 그의 시체를 먹지 않도록 찹쌀밥을 강물에 던져 넣었는데, 이것이 쫑즈의 유래다. 홍콩에는 ‘단오절이 될 때까지 겨울 옷을 넣어 놓으면 안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란절: 귀신의 날 – 음력 7월 1일 (올해 양력 8월 21일)

7월은 귀신의 달이라고 하여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귀신의 달에는 지옥의 문이 열리며 배고픈 귀신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일찍 귀가하는 것이 좋다. 

이중 7월 14일은 우란절, 다른 말로 귀신의 날이다. 이때가 되면 거리 곧곧에서 현지인들이 종이돈등을 태우며 제사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중추절: 한국의 추석 - 음력 8월 15일 (올해 양력 9월 21일)


이날 중화권에서는 둥근 달을 감상하며 월병을 먹는다. 홍콩의 중추절은 평일이고 다음날이 공휴일이다. 

덕분에 중추절 당일에 늦게까지 밖에서 달구경을 하며 명절을 만끽한 후 다음날 편히 쉴 수 있다. 이날 아이들은 연등놀이도 즐기는데 중추절이 되면 밤늦게까지 늘 시끌벅적하다. 


중양절: 사악한 기운을 피해 높은 곳으로 – 음력 9월 9일 (올해 양력 10월 14일)

음력 9월 9일은 사악한 기운과 병을 옮기는 역귀가 돌아다닌다고 하여 백성들은 높은 곳으로 몸을 피했다. 

전국시대부터 유래된 중양절은 당나라 때 공식적인 명절로 인정받았다. 보통 가을에 맞이하는 중양절은 현대에 와서 등산과 성묘하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동지: 팥죽은 먹지 않지만 일찍 귀가 (올해 양력 12월 21일)


동지는 중국 북방 지역에 비해 남방에서 더 중시되는 바, 홍콩에서도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이다. 이날 현지인들은 보통 5시나 그 전에 퇴근하고 가족, 친척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한다. 

이들은 한국처럼 단팥죽을 먹지는 않지만 팥죽 안의 새알심처럼 생긴 탕완(湯丸)을 포함한 여러 음식을 준비하여 명절 분위기를 낸다. (탕완은 원소절 때 먹는 탕위엔과 같은 음식이다) 

위 명절 중 공휴일이 아닌 중추절 당일과 동지날에는 현지인들이 일찍 퇴근을 한다. 퇴근 시간은 회사마다 다른데 중추절의 경우 빠른 곳은 점심 식사 후 귀가하기도 한다.
 
홍콩에 거주하는 교민으로서 현지의 전통 명절들을 같이 체험해 보는 것도 훗날 좋은 추억의 하나로 자리잡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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