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딤섬의 기원
딤섬은 한자로 ‘點心’이니 우리의 한자 독음으로 읽으면 ‘점심’이다. 점심은 한국어에서 하루 세끼 중 한 번의 식사를 말하지만 원래는 한자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듯이 간단히 먹는 간식의 형태에서 유래하였다.
스님들이 수도를 하다가 시장기가 돌 때 간식을 먹듯 요기를 한다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어의 표준어 발음으로 읽으면 ‘디엔씬’, 광동어식 발음은 ‘딤섬’으로 중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간식’이란 뜻이다. 중국어에서 딤섬의 어원은 당나라 때부터 등장하니 역사가 유구하다.
중국은 넓은 땅덩어리 만큼이나 다양한 딤섬이 존재한다. 크게 북방식과 남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북방식은 밀을 주원료로 하는 반면 남방식은 쌀을 위주로 한 딤섬이 많고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우리가 홍콩에서 흔히 먹는 딤섬은 광저우식 딤섬이라고 하여 광저우 안의 시관(西關)이라는 곳에서 유래하였다. 시관은 300년 이상 미식의 중심지로 불리웠던 곳이다. 일찍이 ‘식사는 광저우, 맛은 시관(食在廣州,味在西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홍콩 사람들은 ‘딤섬을 먹는다’는 말을 종종 ‘얌차를 한다’라고 표현한다. 얌차(飮茶)는 광동어로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차를 마시면서 가볍게 다과를 한다는 개념으로 홍콩 및 광동인들에 다과는 차와 함께 딤섬을 즐기는 것이다.
필자의 예전 칼럼 ‘홍콩인들의 장수 비결, 그리고 건강’에서 이들에게 긴 수명을 선사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주말에 온 가족들이 자주 얌차를 즐기며 노인을 돌보는 문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영양적으로, 심리적으로 장수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
2. 100여종에 달하는 딤섬, 이중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광저우식 딤섬의 특징은 종류가 많다는 것인데 그 수에 있어서는 전국 최고라고 할 만하다. 피는 크게 4종류이고 그 안에서 다시 23종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속에 들어가는 소는 크게 3종, 작은 범위로 46종이 있다. 이렇게 해서 요리되는 딤섬의 가짓수는 약 100여종이다.
요리 방식은 주로 찌고(蒸), 지지고(煎), 튀기는(炸) 3가지 중 하나로 조리된다. 또한 단 맛도 있고 짠 맛고 있으며 육류와 야채를 포함한 각종 식자재가 사용된다.
그럼 홍콩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딤섬은 무엇일까? 건강생활웹사이트(健康生活網站www.healtyd.com)에서 1,38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가 있다. 예상대로 딤섬의 양대 산맥인 ‘시유마이(燒賣)’와 ‘하까우(蝦餃)’가 각각 65%, 58%로 1,2위를 차지하였다.
하까우는 한자 그대로 새우 딤섬이다. 안에 돼지고기와 새우가 든 시유마이는 예전에 한 가게 주인이 매출 증대를 위해 고안한 것인데 ‘요리해서(燒) 즉시 파는(賣) 음식’이라고 이름 붙여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3위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 유행하고 있는 나이웡 라우사빠우(奶黄流沙包, 39%)로 영어 이름은 차이니즈 커스터드 번이다. 커스터드 특유의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그 뒤를 이어 닭발인 펑자우(鳳爪)가 38%, 소고기 미트볼 싼죽아우육(山竹牛肉)이 32%로 각각 4,5위를 차지했다. 닭발을 봉황의 발로 묘사한 이름이 재미있다. 그런데 내로라하는 딤섬들을 물리치고 닭발이 4위라니?!
필자는 이 조사와는 별로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홍콩의 지인들에게도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각자 제일 좋아하는 딤섬 베스트 3를 알려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중 80명이 응답하였다. (놀라운 것은 이들에게 선택된 딤섬의 종류만 자그마치 39종이었다!)
필자의 조사 결과 1위가 하까우(47명), 2위는 시유마이(44명), 3위는 쳥펀(腸粉,23명) 순이었다. 쳥펀은 투명한 쌀가루 피 안에 든 소에 따라 몇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 한국인들에게는 이중 새우 쳥펀이 가장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4위를 차지한 것이 펑자우(18명)다. 이 결과에서도 4위를 차지했으니 닭발의 인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3. 딤섬의 칼로리는 일반 식사의 2배!
여기서 주목할 것이 하나 있다. 딤섬이 차를 마시며 가볍게 먹는 음식이라고 칼로리를 우습게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딤섬 한끼의 칼로리는 평균 1,260정도로 이는 여성의 한끼 표준 섭취량인 500칼로리, 남성 700 칼로리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따라서 딤섬은 너무 배부르게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중간중간 차를 많이 마시는 것을 잊지 말자.
건강생활웹사이트에서는 홍콩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의 순위에 대해서도 공개하고 있다. 1위는 보이차(普洱茶: 33%), 2위는 자스민(香片:16%), 3위는 철관음(鐵觀音:14%), 4위는 수선(水仙:13%)으로 나타났다.
한편 홍콩인들은 한 달에 평균 5.6회 얌차를 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 수록 그 횟수가 증가하였다. 20세 이하는 4.7회, 21~39세는 5.5회, 40세 이상은 6.2회였다.
여러분들이 최애하는 딤섬은 무엇인가? 필자는 개인적으로 새우가 들어간 딤섬류를 선호한다. 홍콩에 17년을 살면서 그동안 필자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새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