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최고의 자전거 코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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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최고의 자전거 코스는?




홍콩에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공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도로 사정과 안전을 위해 대부분 자전거 이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홍콩 사람들에게 자전거 탈 줄 아냐고 물어보면 못 탄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것이 홍콩에서 자전거 타기를 포기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최고의 코스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샤틴 – 타이포 – 타이메이톡 코스



홍콩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전거 코스이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타이메이톡(Tai Mei Tuk) 댐 위를 지나는 노선이다. 엷은 파란색의 호수가 양 옆으로 펼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뻥 뚫리게 한다.
 
이 전용길은 평탄하고 쉬워서 자전거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총 소요 시간은 3시간 정도이다. 노선이 꽤 길기 때문에 샤틴에서 타이포까지(9km), 혹은 타이포에서 타이메이톡까지(13km) 하프 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타이포에는 홍콩에서 가장 큰 공원인 타이포 해변 공원이 있고 과학원도 들어서 있다. 과학원은 홍콩섬의 사이버포트처럼 첨단 과학 기술 응용을 테마로 설립된 곳으로, 그 안에 푸드 코트도 있다. 

MTR 타이포 마켓역 A3번 출구, 대학역 B출구로 나와 대여점을 찾을 수 있다. 빌릴 때는 점포에 문의하여 반납하는 장소도 확인해 두도록 한다. 


2. 쳥챠우섬 코스



쳥챠우(Cheung Chau)섬은 차가 다니지 않아 자전거를 타기에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코스가 약 3km, 소요 시간은 30분 정도로 힘들지 않다. 아빠들이 삼륜 자전거에 가족을 달고 달릴만한 거리이다. 쳥챠우 해안을 내려다보고 싶다면 조망대(北眺亭) 방향으로 페달을 밟아보자. 조망대는 하이킹으로도 다다를 수 있는데 이때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여점들이 늘어서 있어 자전거를 어렵지 않게 빌릴 수 있다. 쳥챠우섬을 방문한다면 자전거 여행과 함께 해산물 식사, 홍콩의 전설적 해적 장보자이가 보물을 숨겨둔 동굴 관광등을 패키지로 넣어 보자. 쳥챠우 섬은 센트럴 부두 5번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빠른 페리는 35분, 보통 선박은 60분 소요된다. 


3. 무이워 코스



란타우섬에 위치해 있는 무이워(Mui Wo)는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실버마인 비치가 있고 폭포와 동굴을 경유하는 하이킹 코스 및 해산물 식당도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자전거 도로도 여행객을 맞이한다. 25km의 코스 위를 약 3시간 동안 달린다. 센트럴 6번 부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거나 퉁쳥에서 3번 버스를 타고 다다를 수 있다. 

필자는 오래 전 가족과 무이워에서 1박 2일 보낸 적이 있다.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실버마인 호텔에서 1박을 하고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등이 주요 일정이었다. 자전거 도로도 있지만 마을로 들어가 곳곳을 돌아 보며 시골 정취를 느낄 수도 있다. 바다, 산, 홍콩 시골의 모습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꼽자면 무이워를 추천한다. 도로의 난이도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자전거를 빌리는 곳은 무이워 부두 바로 옆에 있다.  


4. 남상와이 코스



윈롱에 위치한 남상와이(Nam Sang Wai)는 광고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올 만한 독특한 풍광을 선사한다. 남상와이는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원시 습지 생태 공원이다. 작은 호수에 무성하고 길게 자란 물풀과 갈대, 그리고 산책 및 자전거 코스가 이를 둘러싸고 있다. 남상와이는 예전 필자의 <윈롱으로 떠나는 주말 여행> 칼럼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윈롱은 홍콩의 외곽 지역이라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윈롱으로의 하루 여행을 계획하여 자전거 타기를 일정에 넣어 본다. 그러면 평소 우리에게 반복적이고 익숙한 풍경에서 벗어나 홍콩의 새로운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 다녀 오면 스마트폰에 담겨져 있는 홍콩 일상의 사진첩을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꾸며줄 것이다. 단, 길이 비포장 시골길이라 난이도는 상중하 중에서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남상와이가 깊숙한 지점에 있어 자전거나 택시 외에 마땅한 교통 수단이 없다. 출발점은 윈롱역으로 한다. 웨스트레일로드 윈롱역 B출구로 나오면 가까운 곳에 자전거를 임대하는 곳이 있다. 

좀더 도심 가까운 곳에서 즐기고 싶다면 구룡의 정관오 해변 공원, 서구룡 예술 공원 등을 찾아도 좋다. 위에서 소개한 코스들은 어린 아이들이 있거나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 대여점에서는 가족을 태우고 달리는 삼륜 자전거도 대부분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날 아빠의 다리는 가족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임대료는 일반적으로 전일 기준 40~120홍콩달러, 평균 60홍콩달러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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