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홍콩만큼 한국 교민들이 흩어져 사는 곳이 있을까 싶다.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일반적으로 교민들이 몰려 사는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홍콩은 상황이 좀 다르다. 살기 좋고 편리한 곳이 많아서인지 거주지가 매우 다양하다. 필자가 홍콩에서 학원 운영을 하기 쉽지 않은 이유이다.
오늘은 그중에서 교민들이 비교적 많이 사는 동네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한국인들 거주 비율이 높은 타이쿠싱, 콘힐, 홍함, 왐포아 지역은 필자의 예전 칼럼 <홍콩인들이 많이 사는 곳은? 홍콩 10대 주택지>에서 소개한 바가 있어 오늘 내용에서는 생략한다.
1. 퉁청 (신계의 란타우섬)
최근 들어 한국 교민의 수가 급증한 곳이다. 공항 인근에 위치한 퉁청(Tung Chung)은 집세가 비교적 싸고 산과 바다를 끼고 있어 주변 환경이 쾌적하다. 또한 지역이 넓다보니 답답함도 덜하다. 원래 바다였던 130핵타르를 메워 이중 70%의 면적에 주택지가 들어섰다.
퉁청이 공항과 가깝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된다. 공항이 지척이라 이용시 매우 편리하지만 비행기 소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울러 시내까지 거리가 먼 편이라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퉁청 지역에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있어 동네에서 쇼핑과 외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교민의 자녀중에는 KJS, KGV 학생이 많고 DB(디스커버리 베이)가 가까워 DB 칼리지, DB 인터내셔널 스쿨로도 통학하고 있다. YMCA 학생들도 적지 않으며 ESF 유치원도 있다. 그러나 고학년 학생들이 다닐 만한 학원은 많지 않은 편이다.
2. 구룡역 – 올림픽역 – 남쳥역 일대 (구룡 서부)
구룡 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오렌지색 라인의 지하철역 중 구룡역-올림픽역-남쳥역으로 연결되는 지역은 한국인들이 비교적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특히 구룡역 주변에는 소렌토, 워터프론트, 하버사이드, 아치 컬리넌 등을 포함하여 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필자가 처음 홍콩에 이주해 온 2004년 당시만해도 교민들이 타이쿠싱, 사우스 호라이즌 등 주로 홍콩섬에 많이 거주하였으나 구룡-올림픽-남쳥역 주변에 새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이곳으로의 거주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장점은 무엇보다 교통편이 좋고 쇼핑몰이 연결되어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시내인 침사추이가 가까우면서 공항까지도 30분정도면 다다를 수 있다. 공항 열차가 경유하여 구룡역에서 항공편 체크인도 가능하다. 구룡에 위치해 있지만 센트럴 등 홍콩섬 시내까지의 접근성도 좋다.
이곳이 위치한 서구룡 지역은 최근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서구룡 지역에 새로 문을 연 고속 철도는 중국으로 가는 관문으로서의 편리함을 가져다 준 동시에 이 동네로 많은 중국 여행객들을 유입시키는 단점도 낳았다.
고급 아파트들이 많다 보니 월세도 비싼 편이다. 구룡역에 위치한 쇼핑몰 엘리멘트에는 명품점 위주로 입점하여 실용적인 상점이 별로 없고 식당 등의 가격도 높다. 학생들이 주로 통학하는 국제 학교로는 ESF계열의IS(Island School), AIS(American International School) 등이 있다.
3. 사이완호 (홍콩섬 동부)
홍콩섬 동부에 위치한 사이완호(Sai Wan Ho)는 인근의 타이쿠싱과 함께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교민들은 주로 가헝완과 르세송, 레이깅완 등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여의도 63빌딩이었었는데, 필자가 홍콩에 왔을 당시 같은 동네에 66층짜리 아파트(가헝완)가 세워져 있는 걸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가장 큰 장점중 하나는 한국국제학교(KIS)가 이웃해 있다는 점이다. 그 외에 델리아 스쿨(Delia School), ESF 계열의 SIS(South Island School)로 통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보니 주변 현지 슈퍼에서 한국 식품들을 구하기가 용이하다. 시내까지10~20분 정도로 교통도 편리하다. 타이쿠싱까지 연결되는 해변 공원은 필자의 조깅 코스인데, 매우 길고 조경도 잘 되어있어 매력적이다. 하지만 월세가 비싼 편이고 쇼핑몰을 가려면 타이쿠싱까지 나가야 한다. 이곳의 바람 또한 드세기로 유명하다.
4. 쩡관오 (구룡 동부)
비교적 최근 들어 많은 개발이 이우러진 곳이다. 680헥타르를 매립하여 그중 81%를 주택지로 공급하였다. 필자에게 쩡관오(Tseung Kwan O)는 한국같은 느낌이 들게했던 곳이기도 하다. 홍콩의 일반적인 지역과는 달리 도로가 넓고 잘 정비되어 있어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쩡관오에는 지하철역과 쇼핑몰이 들어서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 홍콩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쩡관오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대여도 용이하다. 홍콩섬까지는 노스 포인트역으로 한번에 연결되는 지하철 노선이 있어 교통도 좋은 편이다.
또한 주말에 놀러 가기 좋은 교외의 사이쿵 지역과도 가깝다. 단점은 이곳이 홍콩의 대표적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것과 집에 습기가 많이 찬다는 점이다. 자녀들이 통학하는 학교로는 FIS(French International School), 노드 앵글리아 (Nord Anglia), 슈르즈베리(Shrewsbury), ESF 클리어워터 베이(Clearwater Bay), KGV(King George V) 등이 있다.
본 칼럼에 도움을 주신 진솔학원 수강생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