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下觀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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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도리 농장을 지나서 오동차이 마을로 들어간다. 오동차이에서 폭포까지 길은 그렇게 가파르지 않으나 3단 폭포의 제일 아래 쪽 폭포까지는 한시간 정도 산허리 길을 따라 가야한다. 폭포에서 내려온 물이 계곡을 형성하여 길에서 내려다보이는 계곡 물이 차고 맑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서 길도 나빴다고 하는데 최근 오동차이 마을과 폭포 중간에 도교사원이 새로이 건립되어 신도들이 많이 몰려 길도 시멘트로 포장하고 도교사원 입구에 새로이 문도 만들고 요란하다. 도교사원은 산비탈을 깎아 새로이 지은 탓인지 단청도 아직 깨끗하고 옛날 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없는 도교사원의 가람 배치라든지 모시는 像 등을 눈여겨보면 재미있다. 유달리 태극과 8괘 무늬를 많이 사용하여 태극기에 친숙한 우리에게도 크게 낯설지 않다. 오동차이 폭포는 3단으로 되어있으며 다행이 제일 아래쪽이 제일 짧고(작고) 갈수록 조금씩 길어지며 마지막 산 중턱에 걸린 폭포가 제일 높고 광대하여 보는 사람의 감정을 점차적으로 흥분시켜 준다. 반대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 가장 멋있는 폭포를 미리 보아버려서 아래 2개의 폭포는 큰 인상을 못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오동차이 폭포는 대모산에서 내려오면서 볼 수도 있지만 반드시 오동차이에서 올라가면서 감상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나는 홍콩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느 모임에서 홍콩의 폭포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꼭 찾아가 보려고 애를 썼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문회보의 도움으로 홍콩사람들과 함께 처음으로 폭포를 찾아갔었다. 그 때는 5월로 기억되는데 우기 직전으로 아쉽게도 폭포는 있되 물이 거의 내려오지 않았다. 그 후 10월경 다시 가봤더니 우기를 지나서인지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수를 바라보면서 "여기 홍콩 맞아?" 하는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제일 높은 폭포에는 폭포수를 잘 보기위해 觀瀑台가 만들어져 있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도 홍콩의 여타 아열대 나무와 같이 있는 것을 보고 옛사람들이 즐겨 찾는 松下觀瀑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폭포 바로 아래 웅덩이도 매우 깊어 대모산 산신령의 욕지(浴池)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래 폭포에서 최 상단의 폭포까지 오르는 길은 폭포가 형성된 계곡을 끼고 나있는 가파른 길이다. 때로는 나무 가지를 더위 잡아 올라야 하는 험한 코스다. 그러나 한 여름에도 햇빛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진 길이다. 최 상단 폭포를 제외하고 하단의 2개 폭포의 폭포웅덩이 까지 내려 갈려면 등산로에서 샛길로 다시 아래로 조금 내려가야 한다. 어떤 사람은 피곤하다면서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수고를 덜고 싶어, 아예 내려가지 않는데 힘이 들더라도 내려가서 아래에서 보는 폭포를 감상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크게 높지는 않지만 쏟아져 내려오는 물은 있는 그대로 마시고 싶을 정도로 깨끗하고 신선하다. 최상단 폭포까지는 버스에서 하차하여 3시간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폭포에 도달하면 觀瀑하면서 준비해 간 도시락을 푼다. 밋밋한 대모산 치마폭 속에 이렇게 은밀한 곳이 있구나 할 정도로 그윽한 곳이다. 내가 아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관폭하러 온다고 한다. 폭포가 있어 공기도 맑고 큰 힘 들이지 않고도 하루를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홍콩이면서 중국 대륙의 심산유곡에서나 만날 수 있는 폭포는 홍콩의 관광자산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산 길은 그 곳에서 바로 내려갈 수 있지만 최 상단 폭포 옆으로 길이 나 있다. 과거에는 가파른 작은 오솔길로 폭포 옆의 절벽길이라 위험한 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산사태로 그쪽이 왕창 무너져 내려서 큼직큼직한 바위틈으로 길을 만들어 오를 수 있다. 절벽이 무너져 내렸으므로 위험도는 덜하다. 마치 길 없는 정글을 헤매듯 지그재그로 올라오면 폭포 물이 떨어지는 곳으로 가는 옛길과 연결된다. 이 길을 따라가면 3단 폭포를 만들어 주는 광천수 같은 투명한 개울물이 빠르게 흘러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것이 폭포가 되어 30m 아래로 떨어진다. 폭포가 되는 단애에 젊은이들이 위태롭게 걸터앉아 멀리 타이뽀와 토로만을 바라보고 있다. 아찔한 현기증으로 가까이 가기가 겁이난다. 폭포 위의 길을 따라 빠져 나오면 대모산 정상으로 갈 수 있고 다시 하산할 수 있는 분기점이 나온다. 여력이 있는 분은 대모산 정상으로 오르기도 하고 대모산 7부능선 쯤에서 반대편의 츄엔완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하산 길은 폭포의 다른 쪽 산등성이 길이다. 이 길을 한시간 정도 내려오면 앞서 말한 도교사원을 다시 만난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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