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下觀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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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트레일을 매주 쓰다보니 독자들이 이제 더 쓸것이 없는 게 아니냐고 걱정해 주시는 분도 있고 이왕이면 좀더 자세히 등산안내도 겸해주기를 원하시는 분들도 있다. 사실 모두 옳은 말이다. 홍콩이라면 그 이름이 주는 예단성 때문에 美港 정도로 여기고 홍콩에서 등산코스를 찾는다는 것은 바닷가에서 고사리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시작할 때도 언급했지만 홍콩에는 정말 갈곳도 많고 그 길 하나 하나에 특징과 文化가 있다. 내가 아는 상하이 출신의 중국사람은 40년간 홍콩에서 등산을 하였다는데 그런데도 갈 곳이 많다고 한다. 등산로 안내에는 대체로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구체적 길 안내 중심으로 버스 노선이며 정확한 거리, 걸리는 시간 등을 자세히 기술한 것이고 또 하나는 길에 얽힌 이야기이며 주변의 역사 및 문화적 사실을 가미하여 기술한 것으로 본다. 전자의 경우 빠른 시대변화에 따라 금방 옛날 이야기가 되는 단점이 있다. 나의 트레일은 후자에 속하게 할려고 노력하면서 쓰고 있다. 따라서 나의 트레일은 길 안내가 엉성할 때가 많아서 구체적 등산 안내가 되지 못할 것 같아 송구스럽다. 산에 오르려는 분은 최소한 몇 가지는 휴대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지도이다. 지도는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위급사항이 생겼을 때 어디로 빠져 나가야하는가를 가르쳐준다. 홍콩 땅의 40%가 컨트리 파크이고 컨트리 파크에는 세밀한 지도가 있고 지도 속에는 검은 점선으로 산길이 잘 표시되어있다. 그리고 모빌폰을 지참해야한다. 물론 걸려 오는 전화도 받아야겠지만 위급사항이 생겼을 때 긴급 구조요청을 할 수 있다. 또한 3-4월이면 홍콩특유의 안개가 깊다. 자칫 안개 속에 갇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이때를 위해 나침반도 필요할지 모른다. 이맘 때 (11월-2월) TV를 켜면 항상 TV상단에 불꽃이 타고 있다. 이는 건조경보로서 특히 산불을 조심해야한다는 표시이다. hill fire라고 하는 산불은 홍콩에서는 매우 심각하다. 그래서 지정된 장소 외에 바비큐는 커녕 담배 피우는 것도 금하고 있다. 산불에 갇혀 많은 등산객이 소사한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八仙嶺(팟신릉) 아래에 가보면 그때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비석이 있다. 그리고 땀이 났을 경우 갈아입을 옷 등도 베낭에 잔뜩 넣어가야 한다. 특히 여름철의 등산은 비를 맞지 않아도 온몸이 다 젖는다. 일반적으로 등산이 끝나는 곳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귀가해야한다. 젖은 옷 그대로 냉방이 잘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영락없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땀을 푹 내서 기분은 상쾌하지만 그만큼 피로가 쌓여 있어 감기 바이러스의 침입이 용이하게 된다. 내의는 적당히 갈아입을 필요가 있다. 또한 한여름에 더위를 먹을 수도 있어 물을 충분히 가지고 가야 한다. 국내에서 산을 평소 좋아하시는 분도 홍콩에서 등산할 생각을 않는 경우가 많다. 모두 빤히 바라다 보이는 벌거숭이 산이므로 산에 대한 외경이 덜한 것 같다. 그런 분을 위해 중국 대륙의 심산에서나 볼 수 있는 3단 폭포가 멋지게 펼쳐지는 곳을 소개하고 싶다. 30m 이상의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홍콩의 다른 모습을 관조 할 수 있다. 그곳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소나무도 있다. 이름하여 松下觀瀑이 이번주 나의 트레일이다. 중국 심천에 자주 가는 분들은 심천 평야에서 금방 눈에 띄는 높은 산에 가슴이 성큼한 기분을 느낀 분도 있을 것이다. 심천 뿐 아니라 주강 델타지역에는 산다운 산이 없어서 심천에서 바라다 보이는 그 산이 앵커처럼 마음을 가라앉힐 것이다. 그것이 바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해발 1000m에 육박하는 大帽山 이다. 산이 높아서 항상 흰 구름띠가 모자처럼 걸쳐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대모산은 심천 평야를 포함 광주 이남의 평야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열대우림으로 꽉 차 있었을 테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누군가는 바다 바람이 세기 때문에 나무가 자랄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하고 또는 전쟁 등 격변기를 거침에 따라 그나마 골짜기의 나무도 다 잘라졌다고 한다. 우리가 찾아가는 3단 폭포도 대모산 자락에 있다. 폭포를 안고 있으므로 대모산이 산다운 풍모가 있는지 모른다. 현지 사람들은 梧桐寨(NG TUNG CHAI) 폭포라고 부르는 이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오동차이 쪽으로 가야한다. 오동차이는 KCR로 大浦역까지 나간다. 大浦역에서 하차하여 람캄로드를 경유하는 웬롱행 버스를 타고 카도리 농장 근처에서 내린다. 카도리 농장은 구룡의 페닌슐라 호텔, 피크트램, 중화전력 등을 소유하고 있는 카도리 그룹의 개인 농장이다. 카도리 집안은 1930년대 대모산 북쪽 산자락에 거대한 농장을 만들어 대모산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려고 애써 왔다고 한다. 지금도 그 농장에는 사설 식물원이 유명하다는데 그곳에는 아프리카 등에서 자라는 희귀식물이 수집되어 있다고 전한다. 다음호에서 계속....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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