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트레일 (tea trai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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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과 발효 차나무에서 차잎을 따서 어떻게 발효시켜 가공하느냐에 따라 홍차도 되고 녹차고 된다. 차는 발효(fermentation)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의 차가 만들어진다. 동백나무와 사촌 관계인 차나무는 봄에 새순을 내놓는다. 차는 이 새순을 따서 가공한 것이므로 따다 놓은 차잎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기가 달라질 것이다. 차잎에는 공기중의 효소가 묻어 있는데 이 효소가 공기(산소)와 결합, 산화(oxidation)가 됨에 따라 차잎 속의 탄닌이 발효가 되는 것이다. 발효가 많이 되면 색깔도 변하고 탄닌의 떫은맛이 없어진다. 발효가 안되면 떫은맛은 그대로 있지만 색깔은 녹색 그대로이고 신선한 맛이 있다. 완전히 발효해 버리면 차잎의 색깔도 검게 변하고 맛도 달라진다. 그 차잎을 뜨거운 물에 풀어보면 붉은 색을 띄게 되므로 우리는 이것을 홍차라고 부른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찻물의 색깔보다 검게된 차 잎에 착안하여 black tea라고 달리 부른다. 그러나 발효되기 이전 상태인 따다 놓은 푸성귀 그대로 차 잎의 경우 엽록소가 물에 풀려 녹색을 띄게 되므로 녹차라고 부른다. 중간쯤 발효한 것 즉 발효도중에 발효 효소를 제거해 버리고 가공한 차의 경우를 靑茶라고 부른다. 홍차와 녹차의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명으로도 유명한 우롱차가 靑茶에 속한다. 또한 청차보다 녹차끼가 들어있는 것으로 조금 발효가 덜 되어 나온 경우를 白茶라고 한다. 白牧丹王은 복건성 백차의 최고급이다. 壽眉도 白茶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매년 따내는 차잎을 그해 가공을 거쳐 상품화하여 소비되지만 와인처럼 수년간 묵혀 두는 경우가 있다. "뽀우레이"라고도 하는 푸얼차(普 耳茶)가 이 경우이다. 그 색깔이 너무 검어 흑차라고 부르지만 와인처럼 오래될수록 값이 나간다. 차 종류가 차의 색깔로 구분되고 차의 색깔은 차 잎의 발효와 관계된다. 차 잎이 공기(산소)를 만나 발효하게 됨에 따라 본래의 색깔, 맛과 향이 변하게 된다. 색깔과 발효정도를 구분, 녹차(발효도:0%)→백차(발효도:25%)→청차(발효도:50%)→홍차(발효도:100%)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홍콩에서 즐겨 마시는 운남성의 뽀우레이는 녹차도 아니고 홍차도 아니다. 수 년 또는 수 십 년 묵혀두어 천천히 발효(후발효)시킨 것이다. 뽀우레이는 색깔로 구분, 검어서 黑茶라고 부른다. 녹백청홍흑에 이어 黃茶라는 것도 있다. 호남성 君山, 안휘성  山의 銀針茶를 황차라고 한다. 후발효차의 일종이다. 동양인이 좋아하는 녹차 우리나라·중국·일본에서 "차"라고 하면 녹차를 말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녹차는 비발효차이다. 茶잎을 따서 그냥 두면 잎의 효소가 발효된다. 그래서 발효되는 효소를 죽여야 하는데 그 죽이는 방법에 2가지가 있다. 차는 뜨거운 대형 후라이팬에 볶는(炒) 방법이고 또 하나는 가마솥에 넣어서 찌는(蒸) 방법이다. 이 경우 곰팡이의 일종인 효소균을 완전히 익혀서 죽여 버리므로 더 이상 발효가 될 수 없다. 중국의 녹차는 주로 볶아서 만들고 일본의 녹차는 주로 쪄서 만든다고 한다. 녹차는 계절감이 있어야 하므로 신선한 것이 생명이다. 중국 녹차의 대명사는 룽징(龍井)차다. 홍콩에는 매년 봄 그 해의 新茶경매를 벌린다. 봄에 새순이 난 차잎을 따서 만든 차를 마시려는 애호가 때문에 경매장은 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룽징은 중국의 동쪽 절강성 항주에 있는 지명이다. 글자 그대로 샘물이 솟는 우물이 지금도 있고 그 옆에는 유명한 西湖가 있다. 西湖 주위 야산에 차밭이 흩어져 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차가 모두 룽징차다. 녹차는 신선한 것이 생명이므로 언제 새순을 땄느냐가 중요하다. 주로 양력 3月15日에서 4月15日 경이다. 일년의 절기 중 청명과 곡우가 그 속에 있다. 그래서 녹차의 값을 정하는 요인으로 산지도 중요하지만 차잎을 따는 시기도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녹차 중에 抗州明前龍井이라면 항주의 룽징차로 청명전에 차잎을 딴 경우이고 抗州兩前龍井이라면 곡우 이전에 차잎을 딴 경우다. 녹차로서 유명한 抗州獅峰明前龍井이란 긴 이름이 있는데 이는 항주 룽징의 사자봉이 산지라는 설명이다. 녹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항주를 가보고 서호와 룽징을 찾아보아야 한다고 믿는다. 茶에는 카페인·비타민C·탄닌·불소 등이 함유되어 있어 발효되지 않은 녹차를 많이 마시면 졸음도 막을 수 있고(카페인) 소화도 잘 되고(탄닌) 치아(불소)도 좋아지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국에서는 농사의 神 신농이 하루는 뜨거운 물을 끓이고 있는데 어딘가에 잎새 하나가 날아 들어오니 뜨거운 물이 금방 녹색으로 변하였다. 신농이 그 물을 마셔보니 향과 맛이 특이하고 머리가 맑아졌다고 한다. 그 이후로 절간의 스님들이 염불할 때 睡魔에 이기기 위해 각성제로 차를 마셨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참선하는 스님이 너무 졸려 계속 눈꺼풀이 덮히므로 양쪽 눈까풀을 칼로 잘라 마당에 던졌더니 마당에서 나무 두 그루가 나왔는데 그것이 茶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두 전설은 녹차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관련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카페인에 민감하여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도 녹차는 괜찮다고 하는데 이는 녹차속에는 커피 등에는 없는 카데킨 성분이 있어 이것이 녹차 속의 카페인이 체내흡수를 느리게 해 준다고 한다. 모택동의 전기를 읽어보면 모택동은 양치질을 거의 아니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매일 몇 잔이고 녹차를 마셨기 때문에 치아 색깔이 검게 변했지만 치아자체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녹차의 불소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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