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맛) 트레일 (8) 휴전요리 元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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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맛) 트레일 (8) 휴전요리 元祖

중국요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요즈음 휴전(fusion)이 유행하지만 중국요리는 옛날부터 그 휴전의 결과로 보여진다. 중국 자체가 보통국가 크기의 나라 15개 정도로 나눌 수 있는 인구와 땅덩어리가 한 국가로 뭉쳐있다. 그것도 미국이나 구소련처럼 United가 아니고 하나의 단일국가로 곧 바로 China로 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대는 아열대부터 한대까지 사막지대부터 고온다습의 열대우림지역까지 대부분의 기후대와 토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음식도 지방마다 다양하여 교통이 불편하였던 시절에는 말이 서로 틀리듯이, 음식도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明·淸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는 현재의 북경어로 관화(官話)를 만들어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을 중심으로 언어를 통일하였고 음식도 황실 요리를 중심으로, 나중에는 북경요리를 중심으로 차츰 휴전음식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는 황실(궁중)요리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요리사를 불러들여 황실 주방을 구성함에 따라 최고급 지방요리가 휴전화되고 북경요리는 북경이 북방에 치우쳐 있어 재료의 한계가 있지만 수백년간 수도의 기능으로 중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요리사와 그들이 운반해 가지고 온 지방재료를 이용하여 요리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재료가 가장 풍부한 대륙 남쪽의 광동성 사람들은 육해공 모든 재료를 음식 만드는데 사용하였다. 그래서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만 빼고, 네 발 달린 것은 책걸상만 빼고는 모두 요리해 먹을 수 있다고 큰소리 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의 이러한 노력은 중국을 떠나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실례가 제비집(옌워 燕窩) 요리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해 보지 않은 재료를 이용하여 지금은 세계 최고의 요리로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중국 사람이다. 金絲燕窩 명의 초기 환관이었던 鄭和가 水軍을 이끌고 동남아를 평정하고 멀리 아라비아 반도까지 내려갔다. 그 이후 동남아의 해상 세력들은 중국의 水軍위력에 눌리고 그 틈을 타서 중국 남쪽에 살던 중국 사람들이 항구를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 전 지역에 이민을 나가게 된다. 지금 동남아의 화교들이 이렇게 해서 현지인보다 더 나은 상황에서 현지 상권을 쥐게 된다. 지금부터 200여년 전 태국에 살던 화교가 신기한 것을 발견하였다. 태국의 여러 섬에 날아다니는 金絲 제비(燕)가 집을 짓는 것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제비 암수가 날아다니는데 집을 지을 때는 수놈이 바위 위에 자신의 침을 내어 줄줄이 둥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마치 누에가 실을 뽑는 형상이었다. 그 색깔이 눈부시게 희었다. 제비집이 눈부시게 깨끗하고 물에 넣으면 부풀어오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상 음식재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국인은 이것이 중국 요리의 재료로서 식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는 당시 태국 국왕에게 그 제비집 채취권리를 획득하고 근해 바위섬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흰 제비집(白燕)을 채취하여 요리한 것이 유명한 제비집(bird nest) 요리이다. 그 후 중국 화교들은 이 요리를 북경의 大淸皇帝에게 진상(貢品)하였더니 황제도 좋아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태국 화교들은 주기적으로 이 白燕을 황실에 진상하여 그 후 官燕 또는 貢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제비집 요리는 특히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있어 당시 첩을 많이 두고 있던 돈 많은 노인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많던 白燕이 다 채취되자 금사제비는 자기 집을 잃고 다시 둥지를 만드는데 이번에는 침이 부족하여 자신의 날개 쪽 부드러운 털을 섞어서 둥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없는 침을 억지로 뱉어 내니 목구멍에 피 까지 섞여 나왔다. 이것도 화교들은 채취하여 피를 씻어내고 털을 제거하고 요리 재료로 쓰는데 백연보다 값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 제비집을 생긴 모습을 보고 毛燕 또는 血燕이라고도 부른다. 태국의 푸케섬 근처에 주먹처럼 솟아오른 바위섬 주위를 둘러보면 제비집이 간간이 보이는데 백연은 보기 어렵고 해조류, 식물섬유들로 뭉쳐진 제비집이 보인다. 이는 침이 말라버린 제비가 지은 집이기 때문에 식용 가치가 없으므로 채취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자연보호론자들은 제비집 요리가 금사 제비의 멸종을 가져 온다고하여 요리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서 갈수록 제비집 요리를 맛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진짜 백연제비집은 구하기도 힘들고 따라서 값도 비싸다고 한다. 지금도 동남아 해상 바위섬의 금사제비 서식지에는 마치 군사 비밀기지처럼 철책을 둘러치고 무장 경비가 지키고 있다. 해적들이 몰래와 제비집을 채취해가기 때문이다. 이 바위섬은 홍콩의 유명한 식당이 섬 전체를 태국 또는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장기 임대하여 금사 제비집을 확보해 두고 있다고 한다. 홍콩의 식당들은 이 제비집을 이용 고급 수프(湯)를 만들거나 코코낫·아몬드 등과 함께 요리하여 후식으로 내놓기도 한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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