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훈 변호사] 이번만은 절대 아닙니다. [변호사윤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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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훈 변호사] 이번만은 절대 아닙니다. [변호사윤리편]

Q 전과범 송재범씨는 살인사건이 난지 얼마 후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와 자신이 용의자로 경찰 수배를 당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동안 나쁜 짓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 살인사건만은 절대 본인이 저지르지 않았다고 하며 구슬같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눈물 닦을 때 보이는 손목에는 피묻은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목격됩니다. 경찰에 잡히게 되면 변호인을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데 변호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 A (1)전과 있는 나쁜 놈 변호하다가 욕 먹을까봐 걱정되니 당장 내보내야 한다. (2)살인한 것 같은 낌새가(피묻은 손) 보이므로 사건수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 (3)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는 한 최선을 다해 무죄변론을 해야 한다. (4)설사 유죄라고 자백해도, 혹은 변호사가 볼 때 유죄 확신이 생겨도 증거가 불충분하면 무죄변론을 하여야 한다. 변호사의 직업은 대변인 역할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지위를 갖습니다. 그래서 피고인의 이익을 최선을 다해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피고가 과거에 어떤 나쁜 짓을 했어도 새로운 사건에서 불리한 증거를 제출하거나 불리한 주장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변호사는 공익을 지켜야 하는 윤리도 있기 때문에 증인에게 위증을 강요하거나 위조된 문서를 알면서 증거로 제출해서는 안됩니다. 변호사가 사건을 수입하건 안 하건 본인 자유의사에 달려있습니다. 살인한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나쁜 놈을 변호해주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으나 법철학은 살인자에게도 반드시 할 말이 있을 것으로 항상 가정하고 있고 최선의 변호사 도움 받을 권리를 국민의 기본인권으로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답은 (3)항과 (4)항입니다. (4)항에 대해 법철학을 모르는 사람은 오해를 제기할 수 있으나, 실제로 법을 제대로 몰라 처음부터 유죄라고 하고 자백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변호인은 일단 행위가 이루어졌다해도 법망에서 빠져나가는 구멍을 고려해서 자문하는 것이 변호사의 기본윤리이며 자질입니다. 실제적으로 조사중 유죄확신이 가도, 무죄변론을 해야 합니다. 기소를 한 검찰측에서 자체조사 증거를 통해 전혀 의심이 가지 않을 정도로(beyond reasonable doubt)피고의 죄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죄가 있다고 주장하는 검사측에서 죄진 증거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형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법철학 중에 하나가 피고는 유죄선고를 받을 때까지는 무죄(Innocent until proven guilty)라는 것입니다. 나쁜 놈을 대변하는 변호사 역할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사람은 이 말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이 언제 죄짓고 변호사를 찾을 지 아무도 장담 못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피고인이 변호사에게 유죄를 고백했고 변호인이 여차 이유든지 간에 사건을 수임하지 않아도 아무도 변호인에게 피고인의 유죄고백 사실을 얘기하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변호사의 비밀유지는 변호사의 특권입니다.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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