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훈 변호사] 로마에서 청국장 타령 [기본 국제매너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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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훈 변호사] 로마에서 청국장 타령 [기본 국제매너법편]

Q 무역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심 대리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나 사법고시에 몇 번 고배를 마시고 나서는 "신포도"인 법조인을 항상 낮추어서 얘기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습니다. 10년 이상 연배의 변호사가 직급을 한 단계 올려서 "과장님" 혹은 편지 하단에 "올림" 등의 경어를 사용하자 우쭐해져서 반말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게 되었고 걸핏하면 "한국에서는 그렇게 안 하는데"가 입에 붙어 다녔습니다. 이런 나쁜 매너를 지적하자 시비가 나왔고 협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대리는 이런 매너 때문에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요? A 1970년대 캐나다의 명문 토론토대학에 한국 정부 지원으로 한국학 과목이 시작되기 직전에 모 서양인 일본학 교수는 "한국학은 일본과 중국을 공부했으면 저절로 배우는 학문이므로 특별히 연구할 필요 없다"라고 했다가, 동양학계에서 몰상식한 발언으로 간주하여 상당한 비난을 했고 그는 사과를 해야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풍습, 문화, 성질, 의식구조 등은 중국인이나 일본인과 비교할 때 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 서양인 일본학 교수는 일본을 조금 안다고해서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에 샌드위치로 끼인 한국을 저절로 알게 될거라는 학자의 허위 자부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법을 조금 안다고 홍콩법을 알 수는 없습니다. 한 대리가 못 이룬 꿈 때문에 질투심과 열등감이 복합된 콤플렉스가 있으면 자기발전과 자기 정화를 통해 자신문제를 알아서 풀어야지 죄 없는 타인을 낮추거나 명예훼손 한다는 것은 민형사적으로도 불법이지만 또한 비도덕적이고 비겁한 것입니다.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의 매너가 나쁘다면 자신의 불행이고, 타인이 매너를 진보시켜줄 수는 없습니다. 해고나 감봉이 두려워 직장 상사에게만 좋은 매너를 가진 척 하는 것은 제일 낮은 차원의 매너입니다. 한국인이 외국인에게서 자주 지적받는 것 중의 하나가 예측 가능한 상식이 없고 무원칙이고 자기 멋대로의 해석에 의한 의사결정이라고 합니다. 70년대에 멋있게 들렸던 "하면 된다"는 요즈음 외국인들에게는 자신감이 아니고 "무식하고 무례함"으로 비쳐진다고 합니다. 우리들도 지금은 "한국은 안 그러는데요"가 아니라 "로마에 가면 로마사람 하는 대로 하라"라는 말을 되씹어야 할 때입니다. 무댓보와 무례함이 자랑스러울 때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습니다. 한 대리가 협박과 명예훼손을 한 것이 증명되면 형사적으로는 최고 징역 2년과 벌금 그리고 민사적으로는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 및 이자 등의 지불의무가 생깁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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