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왕년에 유명한 운동선수도 했고, 원래 돈이 많아 무위도식하고 골프만 치면서 잘 살고 있는 H씨에 대해 같은 동네의 질투 많은 송부장은 H씨가 돈 세탁 전문가라고 악성루머를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악성루머에 시달린 모 은행의 지점장은 H씨의 상당한 예금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은 지 물어왔습니다.
A 정당한 돈이 많아서 무위도식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자신의 복입니다. 부잣집 자식으로 태어나 배운 것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그 사람의 복이고 운이며 그 운도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의 실력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은 남이 이렇게 노력 없이 잘 살아도 꼭 배 아파하고 또한 째지게 못 살다가 자기 노력으로 벌어서 잘 살아도 또 배 아파해 합니다. 타고난 귀족 계급으로 취미생활이나 하면서 사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한다"는 말이 왜 우리 속담이 되었을까요. 타민족에 비해 한국인은 남이 잘 되는 것을 몹시 배 아파하는 민족입니다. 그래서 영웅을 안 만드는 민족이기도 합니다. 질투가 타민족보다 강해 박사도 세계에서 인구 비례 당 제일 많고 갑자기 경제성장을 이룬 것도 이 덕분이라면 덕분입니다. 어쨌거나 돈이 많다고 소문나면 악성루머가 한국인에게 당연히 따릅니다. 그렇다고 악성루머대로 근거 없이 타인을 돈 세탁 관리자로 명명하는 것도 명예훼손죄가 됩니다.
그러나 은행지점장 입장에서는 홍콩에 1995년도 발효된 "Organised and Serious Crimes Ordinance" 라는 법을 알고 있을 필요는 있습니다. 은행구좌에 갑자기 거금이 입금되면 일단 은행은 자금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하나, 정확히 모든 것을 다 알자고 할 의무는 없습니다. 특히, 한 달에 US$3,000 벌던 월급쟁이 구좌에 거액(보통 미화 $1million 이상이면 의문을 제기해야 하나 법에 정해진 액수는 없음)이 입금되면 은행에 따라 방침이 다르지만 경찰에 보고하는 은행도 있습니다. 자금 인출 거래가 없던 paper company 구좌에 거액이 들어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비밀보호법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위 "Organised and Serious Crimes Ordinance"의 은행 보호 조항 때문입니다. 만약 돈 세탁의 의심이 있고, 정황으로 보아 정상인 눈에 돈 세탁이라는 의심이 가는데도 불구 예금유치 차원에서 거금을 받아놓았다 차후 경찰의 수사망에 걸리면 되려 은행측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고 은행 책임자가 최고 3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예금을 안 받거나 받았어도 아예 인출을 종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 직원 이외에 타 개인이 돈 세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거나 의심이 있는 중에 자금 관리를 해주다 발각되어도 최고 징역 14년에 과징금 HK$5million 대상이 됩니다. 위 홍콩법은 원래 마약 거래 단속, 조직 범죄, 공무원 뇌물범 단속을 위해 생긴 법이고 세계적인 돈 세탁 방지 추세에 의해 생긴 법이기도 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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