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홍콩에서 직장 잘 다니고 있는 강씨의 multicurrency 구좌에 어느 날 갑자기 US$6million이 들어왔답니다. 유혹이 생긴 김씨는 돈을 미국은행으로 옮기고 그날 밤 자녀들이 유학하고 있는 미국으로 1등석을 타고 "튀자고" 했고 그래도 못미더운 부인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입술을 야무지게 물은 부인의 눈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A 한국에서 상영된 「돈을 갖고 튀어라」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면 모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꿈꾸는 자에게 가혹합니다. 은행에서 실수한 입금은 보통 금방 정정이 되어 강씨 같이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은행측은 실수로 입금된 돈은 귀하의 동의 없이도 꺼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는 있게 마련이고 잘못 입금된 자금이 하루 이상 그냥 방치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돈을 모두 타 구좌에 옮기면 형법에서는 「절도죄」로 간주합니다. 액수가 너무 커서 이미 타인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절도죄가 되는 것입니다. 만약 액수가 작았을 때(법에 얼마라고 정해놓은 것은 없습니다.) 멋도 모르고 모두 꺼내 썼다면 절도죄가 아니라고 할 말은 많습니다. 길거리에서 돈을 주우면, 주인이 안 나타나는 한 주운 돈의 임자는 주운 사람입니다. 이 경우는 다릅니다. 참고로 잠깐 발견자의 권리에 대해 설명하자면, 주운 사람은 반드시 그것을 자기가 주웠다고 발표를 해야합니다. 그냥 보고 내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타이타닉호를 바다 밑에서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아직도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발견해놓고 지도가 세상에 알려지자 그 다음 사람이 소유권을 세상에 선포하고 유물을 건져다가 돈을 벌고 있는데, 첫 발견자는 소유권이 없는 것으로 법원에서 판결을 내렸습니다. 첫 발견자는 커피잔 하나라도 우선 들고 나와서 그 배에 있는 모든 것을 자기 소유라고 성명 했으면 바다 밑에 있는 모든 보물이 아직도 자기 것이 되는 거였는데 그것을 몰랐답니다. 이 경우, 계좌에 돈이 들어왔다고 내 것이라고 성명 발표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부인은 일단 계좌에서 꺼내 타 은행으로 송금하고 미국으로 잠적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동안 필자는 이런 도망자를 보아왔지만 인터폴을 통해 잡을 수 있었고 범죄인도 협정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사용한 돈의 목록을 보면 소위 식사대, 술집, 부인을 위한 보석류 등에 얼마를 썼을 뿐 대부분은 큰돈을 건들지도 못하고 잡혔습니다. 점심 값에 인색하던 사람들은 돈을 많이 주어도 쓰질 못합니다. 한 여름밤의 꿈도 이런 꿈을 꾸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법은 냉혹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