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누구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조폭"관련 영화를 보고 흉내냈다고 하나 K씨는 당연히 아니라고 합니다. 3살 아래 동생이 공원에서 B라는 불량배에게 이유 없이 얻어맞고 들어오자 K씨는 흥분해서 쇠파이프를 들고 B집을 향해 뛰어가다 경찰에 제지를 당하고 "공격성무기"소지죄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B는 덩치가 커 K씨도 당할 수 없으므로 K씨는 파이프가 얻어맞을 것을 대비한 단순한 방어용이었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홍콩법원에서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줄까요. A 법에서 정당방위는 사건발생 당시 즉각 대처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생이 얻어맞고 시간이 조금 지나 파이프를 들고 가해자를 추구하는 행위를 법에서는 정당방위로 보지 않고 새로운 사건, 즉 정당방위하고는 상관없는 전혀 별개의 공격성 사건으로 취급합니다. 한국인 정서에서 비추어보면 사실 K씨의 행동은 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게다가 억울하기도 합니다. 가해자 B씨를 찾아가 동생 때린 것에 대해 따져보지도 못하고 가는 도중에 잡혀 최고 징역 3년 짜리 죄목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판례에 보면 법은 냉혹합니다. K씨와 유사하게 억울한 사례도 많습니다만, 법은 만약에 K씨가 공격성 무기(Offensive Weapon)로 B씨를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들 가능성에 대해 신경을 더 씁니다. 조금 전에 동생이 억울하게 당한 것은 완전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합니다. 억울하면 K씨의 동생은 B씨를 구타죄로 고발할 수 있을 뿐이지, 억울하기에 파이프를 들고 씩씩거리면서 가해자를 찾아가는 것을 승낙해 주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보통 경찰은 K씨를 훈방해서 풀어줄 확률이 큽니다만, Triad 등이 극성한 홍콩에서는 일부러 법을 엄하게 제정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판례에 보면 K씨는 벌금형이 안되고 6개월 징역형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집행유예 신청을 받아들여준 사례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편으로는 불공평하게도) 홍콩에는 「Summary Offence Ordinance」라는 법이 있어 공격성 무기 소지죄도 정도에 따라 둘 중 하나의 법에 의해 기소될 수 있습니다. 후자의 법은 즉결로 소정의 벌금만 있습니다. 그러므로 검찰과 네고를 통해(법적으로 Plea Bargain 이라 표현함) 죄를 인정할 테니 낮은 법으로 처리해 달라고 하면 검찰에서 수긍하기도 합니다. ※ K씨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다음과 같은 변론이 받아들여지면 피의자도 무죄가 됩니다. * 공격성 무기를 소지했더라도 상대방의 집에서 가해자를 못 만난 후 화가 풀려 돌아오다 (즉, 공격의사가 없어진 상황에서) 걸린 경우. * "쿵후"용으로 무기를 소지하다 걸렸어도 수련장에 가는 길이라고 증명된 경우. * 캠핑 갔다가 가방에서 칼 소지품을 미쳐 처리 못했다가 걸렸으나, 캠핑알리바이를 증명한 경우.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