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IMF 때 실직한 S부장은 생계 마련책으로 어느 날 부인으로부터 끔찍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대학교 때 부인을 사모하던 억수부자인 김사장이 딱 한번만 관계를 해주면 HK$1 million을 주겠다는 소리에 부인은 한달 가량 잠 못 자고 고민하다가 털어놓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냥년이라고 욕을 하던 남편은 끝내는 동조했고 여자는 한번 관계를 끝냈으나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김사장을 어떻게 민형사상 처벌하는 방법이 있는지요. A 대한민국에 '베사메무쵸'라는 영화와 미국의 데미무어 주연의 'Indecent Proposal'에서 부분 채택한 내용의 질문인데 법적으로 분석해 보면 법 뿐 아니라 사회 윤리적으로 머리를 괴롭히는 사안이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비밀이 있게 마련이며 어떤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할 것도 있습니다. 도덕윤리를 일단 떠나 이 사안을 한국법(홍콩에는 간통죄 없음)으로 분석하면 부인은 남편에게 허락을 받은 것이 형사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 소위 대가인 HK$1 million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배우자가 간통을 사전에 허가하거나 사후에 용서하게 되면 간통죄로 고소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자 몰래 한 경우에는 간통죄 고소가 가능하고 취하조건으로 S부장은 금전적인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떠들썩했던 황수정 사건도 간통죄를 돈으로 해결했는데 그 이유는 간통죄가 성립되려면 다음 4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친고죄이기에 배우자 고소가 필요함 △피해자는 고소 전에 반드시 이혼소송제기를 해야함 (경제력이 없는 피해자는 이 이유 때문에 함부로 간통죄로 고발을 못함) △ 사실을 안 후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함 △고소 취소하면(피해보상 받은 후) 죄가 성립 안됨. 황수정 사건의 피해자는 돈을 받고 고소 취하를 했고 황수정 및 피해자의 남편은 간통죄에서 풀렸습니다. 그 이후 피해자 여자는 이혼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고 다시 남편과 재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부인은 간통한 여자만 처벌하고 남편을 살려주고 처벌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법적으로 처벌대상은 간통한 남녀 모두에게 미치고, 취하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 보상금도 반드시 남녀 각각에서 받아내는 것이지 여자한테서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S부장의 경우 형사적으로 돈을 못 받으므로 민사상 계약위반이라는 이유로 김사장을 소송해서 받아낼 수 있을까요. 대답은 또 "아니오"입니다. 법은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행위에 관한 계약을 하게되면 불법으로 간주 그 계약 자체를 원인무효 시켜 피해자는 민사소송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결혼이 신성한 인간의 축복이고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가꾸어 가야하는 것이고 정조의무가 반드시 따라야 함에도 불구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면 법도 사회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기게 됩니다. 위 시나리오에서 보면 S부장 및 부인은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차라리 여자가 약았더라면 HK$1 million을 미리 챙겨서 위에서 언급한 형사적, 민사적 피해보상조로 대리만족을 얻었을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보다 한 수 높은 여자였다면 HK$1 million을 받고 김 사장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어도 그 돈은 김 사장 돈이 이미 아닌 것입니다. 불법적 행위 대가로 지불한 돈은 김 사장이 형·민사적으로 돌려 받을 수 없습니다. 제안이 김 사장에게서 먼저 나왔으나 부인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화간을 했으니 사기죄도 성립이 안됩니다. 한국영화 '베사메무쵸'의 경우 부부는 돈도 챙기고 행복하게 재결합으로 끝나나 '데미무어'의 경우는 돈은 받았으나 불행하게 헤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아무리 여자가 단수가 높았다해도 후자의 영화가 권선징악면에서 현실에 더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