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탑시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탑시다~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탑시다.jpg

 

 

홍콩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지하철, 2층 버스, 트램, 페리, 택시 등… 홍콩인의 자가용 소유 비율이 낮은 이유 중에는 어느 곳에나 연결되는 편리한 대중교통도 한몫 한다. 

 

그리고! 여기에 빠질 수 없는 또 하나는 미니버스다. 하나 홍콩의 미니버스는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외국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녹록지가 않다.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타자!


 

녹색과 빨간색 미니버스, 뭐가 다르지?


홍콩의 미니버스는 지붕의 색깔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즉, 녹색버스와 홍색버스이다. 녹색버스는 공영버스로 정차하는 정류장이 정해져 있다. 

 

한국의 마을버스처럼 탑승자가 적거나, 일반 대중교통이 다다르지 못하는 구간에서 승객을 실어 나른다. 

 

홍콩의 교통부에 해당하는 운수부의 감독을 받으며, 일정한 운행 시간과 표준 운임에 따라 운행된다. 

 

가끔 운수부 직원이 암행어사처럼 탑승하여, 기사가 속도를 지키며 안전 운행을 하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홍색버스는 개인이 운영하는 버스이다. 녹색 미니버스와는 달리 승하차 정류장이 일정하지 않고 다니는 시간도 유동적이다. 

 

당연히 운행 시간표도 없다. 비용은 녹색버스보다 높지만, 탄력적 노선으로 편리함과 신속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2023년 12월 말 기준, 등록된 녹색버스는 총 3,317대이다. 이는 전체 미니버스의 76.2%에 해당한다. 

 

355개의 주요 노선과 193개의 보조 노선으로 운행 중이다. 하루 평균 실어 나르는 승객은 녹색 버스가 130만 6천 명, 홍색버스는 15.8만 명에 달한다.


 

불법 영업으로 시작한 미니버스의 역사


홍콩에서 미니버스의 탄생 배경은 흥미롭다. 1967년 발생한 폭동 사건으로 도시의 버스 회사들이 파업에 들어간다. 

 

사회 교통 시스템이 마비된 틈을 무허가 개인차가 파고든다. 이후 점차 대중의 환영을 받게 되자, 1969년이 되어 정부는 이들의 운행을 합법화해 준다. 

 

아울러 좌석을 9석에서 14석으로 늘려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발효된다. 이것이 소위 홍색 미니버스로, 구룡과 신계 지역에서 운행되었다.


녹색버스가 대중 앞에 선보인 것은 1972년에 와서이다. 홍색버스는 정부의 방임에 의해 불법 운행을 하다가, 훗날 어쩔 수 없이 합법화시킨 사례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탄생시킨 것이 녹색버스이다. 

 

처음으로 시범 운행이 시작된 구간이 센트럴과 피크를 운행하는 1번 버스이다. 

 

지금도 빅토리아 피크 버스 정류장에 가면 홍콩 최초의 공영 미니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탑시다-1.jpg


 

미니버스의 노선 번호 체계


지난 칼럼에서 홍콩의 2층 버스의 번호 부여 체계를 소개하였다. 이는 미니버스도 비슷하다. 

 

숫자 앞에 ‘N’이 붙으면 밤새 운행되는 버스이다. ‘H’는 병원을, ‘T’는 사원을 오가는 노선이다. ‘P’는 통행량이 많은 시간에만 운행되며, ‘X’는 익스프레스, 즉 직통버스이다.


숫자의 경우 홍콩섬과 구룡은 처음 운행된 시기에 따라 번호가 정해졌다. 즉, 숫자가 앞번호일수록 역사가 오래된 노선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신계의 경우는 좀 다르다. 신계는 땅이 넓어 다양한 노선이 배정되어 있다. 

 

1~19번과 101~116번은 사이쿵으로 향하는 길 위를 달린다. 

 

20~29번은 타이포, 80~99번은 칭이, 콰이충, 콰이힝, 췬완, 40~49번 및 140~142번은 튄문에서 운행된다. 

 

481~483은 췬완구와 샤틴구의 왕복 구간 전용이다. 901번은 도서 지역에서 볼 수 있다.

 

홍콩의 미니버스, 이것만은 알고 탑시다-2.png



미니버스 탑승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홍콩의 미니버스 탑승이 외국인들에게는 만만치 않다. 문제는 하차 시이다. 벨이 설치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곳 미니버스의 하차 문화는 ‘광동어 샤우팅’이다. 

 

내리는 곳을 큰 소리로 외치면 기사는 손을 들어 알겠다는 표시를 한다. 홍콩이 광동어, 만다린, 영어가 공식 언어인 도시지만, 미니버스에서만큼은 광동어가 왕이다. 

 

샤우팅을 못 하고 우물쭈물하면 정류장을 지나쳐간다. 이 칼럼을 준비하며 ‘홍콩 미니버스를 타려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할까’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다름 아닌 중국에서 올라온 글이다. 같은 중화권의 여행객조차 미니버스 탑승 시 용기가 필요한데, 외국인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홍콩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 중 하나가 홍콩섬 동쪽의 사이완호이다. 

 

사이완호의 교민들이 노스포인트에 있는 우리 학원에 오려면 65번 미니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해안 도로로 빠져 달리기 때문에 불과 6~8분여 만에 다다른다. 나는 우리 학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이완호 교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65번 미니버스 타는 법을 알려준다.


“소리를 질러야 하니 기사 바로 뒷자리나 최대한 가까운 곳에 앉으세요. 참고로 만석일 때는 버스가 안 서고 그냥 지나쳐요. 탑승 후 버스가 사이완호에 접어들면 ‘레이깅완(아파트 이름) 음꺼이~!’라고 외쳐야 여러분 사는 동네로 들어가요. 눈치를 보며 다른 사람이 외쳐주길 기다리다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눈 딱 감고 샤우팅 하셔야 해요. 미니버스가 막 달리기 때문에 늦지 않게 타이밍 잘 잡으셔야 하구요. 내리는 곳에 다다르면 ‘야우록 음꺼이(내립니다)’라고 외치세요. 이때 차가 서기 전 절대 먼저 일어나 차 문 쪽으로 가면 안 돼요. 기사 아저씨한테 한 소리 듣고 싶지 않으면요!”



< 참고 자료 >

https://hkbus.fandom.com/wiki/專綫小巴#路線編號

“內地人在香港坐小巴 需要多大勇氣?” https://www.dotdotnews.com

 

스크린샷 2024-08-07 094654.pn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