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65_ 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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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65_ 띠 대

 

볼 관

 

 

홍콩에 꾼통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구룡 반도 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송나라 시절인 1100년대부터 역사에 등장하는 유서 깊은 지역입니다. 당시에는 이 지역에 국가에서 관리하는 염전이 있었고, 그래서 지명도 국가를 의미하는 관(官, 관청 관)이 들어간 官富場(관부장)이었다고 합니다. 꾼통 부근의 긴 해안선을 따라 염전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官富場(관부장)이라는 지명도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 갔지만 관청 관(官)이라는 글자는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1950년대 까지만 해도 꾼통을 한자로 官塘(관당)이라고 썼는데 뒤의 당(塘)은 ‘연못 당’이니 합치면 관청의 연못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 때의 연못은 염전을 비유하는 말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던 중 1950년대에 홍콩 정부가 꾼통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게 되는데, 당시 꾼통 지역 주민들이 지명에 들어가 있는 관청 관(官)을 다른 글자로 바꾸어달라고 건의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관청 관(官) 대신에 발음이 같은 볼 관(觀)자를 쓰게 되어 꾼통의 공식 지명이 官塘에서 觀塘, ‘연못을 바라봄’으로 바뀌었습니다. 官塘과 觀塘 둘 다 광동어로 발음이 꾼통(gun1 tong4)으로 성조까지 완전히 같습니다. 보통화로도 성조까지 다 같은 관탕(guāntáng)이 되고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도 둘 다 관당이 됩니다.

 

공식 명칭이 官塘에서 觀塘으로 바뀐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꾼통에 가 보면 건물이나 간판 등에서 官塘이라는 옛 이름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지명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가 봅니다. 꾼통의 塘(연못 당)이 의미하던 염전은 이제 더 이상 남아있지 않지만 홍콩 정부에서 만든 꾼통 수영장이 시민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연못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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