恭
공손할 공
나라와 언어에 따라 새해 인사가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해서 복을 강조하고 영어에서는 "Happy New Year" 라고 하면서 기쁨을 강조합니다. 광동어에서는 싼닌파이록(新年快樂, 신년쾌락), 싼타이낀홍(身體健康, 신체건강), 꽁헤이팟초이(恭喜發財, 공희발재) 등의 다양한 새해 인사말을 사용합니다. 각각 즐거운 새해 되세요, 건강하세요,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입니다.
새해 인사말 하면 연하장에서 자주 보이는 근하신년(謹賀新年)이라는 문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근하신년의 근(謹)은 행동거지를 삼가거나 조심스럽고 공손하게 한다는 뜻이고 하(賀)는 축하한다는 뜻입니다. 신년(新年)이야 새해라는 뜻이니 풀어보면 근하신년은 공손하게(謹) 새해(新年)를 축하(賀)한다는 뜻이 됩니다. 홍콩에서는 근하신년 대신 공하신희(恭賀新禧)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데, 공하신희 역시 공손하게(恭, 공손할 공) 새(新)해에 복(禧, 복 희) 많이 받기를 빈다(賀)는 뜻입니다.
공하신희(恭賀新禧)의 恭은 공손할 공입니다. 처음 이 한자를 보았을 때에 아랫부분의 양쪽 점 개수가 달라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손할 공(恭)을 쪼개면 共과 㣺이 되는데, 작을 소(小)에 점 하나를 더 찍은 것처럼 생긴 㣺은 마음 심(心)이 부수로 사용되기 위해 변형된 모습으로 “마음심밑” 이라고 불립니다. 마음 심(心)에서 가운데에 있는 니은(ㄴ) 모양을 일자로 쭉 잡아 늘려서 모양이 㣺으로 변했다고 생각하시면 쉽게 외워집니다. 공손한 태도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야 하니 공손할 공(恭)에 마음 심(心, 㣺)이 들어있는 것은 당연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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