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인터뷰] PWD 물류센터 김석호 법인장 “내실있는 경영위해 홍콩문화 이해한 인사관리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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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인터뷰] PWD 물류센터 김석호 법인장 “내실있는 경영위해 홍콩문화 이해한 인사관리가 필수”

 

 

홍콩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세계를 열어주는 교두보로서 무역 비지니스에 필수적인 물류, 창고, 운송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도시다.

 

세계적인 대형 물류기업들과 현지 유명 물류기업이 즐비한 홍콩에서 한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대형급 물류센터가 설립 1년만에 경영 안정화를 이루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찾아봤다.

 

PWD 물류센터는 크고 작은 물류창고가 많이 몰려 있는 원롱(Yeun Long)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10만 스퀘어피트 부지에 7만 스퀘어피트를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었다. 컨테이너 진입구간과 14개의 하적공간(Dock)을 제외한 실제 창고 면적은 4만 스퀘어피트이지만 높이가 3~4층까지 올릴 수 있어 적재공간은 최소 12만 스퀘어피트에 달했다. 작년 초 사업시작 무렵 방문했을 때만해도 실내 종합체육관 처럼 천장이 하염없이 높아 보였으나 현재는 빈 공간이 없어 보였다.

 

파이오니아 로지스틱스 본사에서 작년 이곳 PWD 물류센터 법인장으로 발령받은 김석호 상무는 “현재 공실률이 제로다. 계속 들어올 물건이 많아서 창고장의 눈치를 봐야한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김석호 상무에 따르면 40피트짜리 컨테이너가 100개가 보관될 수 있어, 홍콩에서 한국계 물류 창고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물류기업이 대기업 화주의 요구에 따라 창고를 운영하다보니 부수적인 서비스였다. 저희 모기업인 파이오니아도 처음에는 물류사업을 지원하는 부서로 창고를 운영했는데 창고 비지니스 자체가 수익이 되겠다는 것을 판단하고 트럭서비스와 함께 과감하게 독립법인화 했다”며 시작 배경을 밝혔다.


 

김석호 상무는 “현재 홍콩에서 한인 주요 물류기업을 20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상위 5위까지의 기업들도 4~5만 스퀘어피트 이하의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그마저도 정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모두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임대료가 너무 높아 고정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단기간내에 안정화를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자금, 영업력, 관리, 이 세가지가 박자를 잘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파이오니아 물류가 이미 자금이나 영업력에서는 자신이 있었는데 관리부문에서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김석호 상무는 특별히 인사관리 부문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창고업무 자체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일인데다가 업무 환경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지하철로 한시간 가량 떨어진 것도 모자라 친슈웨이 지하철에서 버스를 또 타고 들어와야 한다. 당연히 홍콩 직원들은 이런 외곽까지 출퇴근하는 것을 꺼려했다.

 

 

직원들은 한달에 한번 병가를 내는 것은 당연했고 두 세번 병가를 내는 직원도 상당수였다. 그는 홍콩 직원들이 자신이 일하는 것보다 못하게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지 않도록 상여금, 격려금 등 처우개선에 힘썼다. 한달 개근을 하면 소정의 보너스를 주는 제도를 만들자 점점 병가가 줄더니 지금은 거의 전 직원이 ‘개근’ 보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도 늘였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창고 문을 내리고 전직원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경청했다. 영어를 못하는 직원에게는 중국어(만다린)으로, 영어를 할 수있는 직원에게는 영어로 대화했다. 영어를 잘하는 직원에게 만다린으로 계속 얘기하면 자존심이 상해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직원이 맡은 업무외 다른 일을 시켰을 때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김 상무는 창고내에 있는 한 직원에게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마당 쓸기를 같이 하자고 권유했다.

 

 

사업장을 깨끗하게 청소하자는 취지로 김 상무 자신도 직접 함께 했었는데 어느날 그 친구가 사직서를 내고 떠났다. 나중에 창고장의 말을 들어보니 자기 업무가 아닌데 시켜서 자존심이 상해 떠났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김석호 상무는 직원들과 대화의 기회를 늘이고 더욱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게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는 ‘어머니께 용돈 갖다 드려라’, ‘새 신발 사 신어라’라며 홍빠오(명절에 주는 용돈)을 다른 직원 몰래 건네기도 했다.

 

 

또 지게차에서 나오는 매연때문에 공기가 나빠 호흡하기 어렵다는 건의에 전기 지게차로 교체할 것을 약속한 뒤 현재 5대를 독일산 전기 지게차로 운영중이다.

 

한국인의 情을 느끼기 시작한 홍콩 직원들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연결됐다. 관리 사무실 직원들과 창고 직원들 간에도 신속하게 업무가 전달됐다. 화주나 차주가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인보이스 발행, 입출금 업무도 빨라졌다.

 

 

김석호 상무는 “최근 한국에서는 유명 대기업들이 파산하거나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판받고 있는데 한국 업체로서 물류센터 1위라는 타이틀에 그치지 않고 내실있는 경영으로 안과 밖이 탄탄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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