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훈 변호사] 공갈 협박죄 [형사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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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훈 변호사] 공갈 협박죄 [형사법편]

Q H씨는 모 단체의 직위를 얻자 안하무인격으로 사람들을 대하기 시작합니다. 그 단체나 그가 속한 단체가 자기 소유물인양 떠벌이고 다니며 심지어는 모 회원이 기부금을 안 내면 “명성을 해치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어이없이 피해를 당한 모 회원은 어떤 처벌이 가능한지 질의해 왔습니다. A 조그마한 권력이라도 일단 맛을 보면 잠시 후에 없어질 것도 놓기를 싫어하며, 직위를 결국 남용하다가 사라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가해자 생각에는 모 단체에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착각하고 세상 사람이 다 자기 손아귀에 있는 줄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도청사건에서도 가해자는 피해자를 좌지우지 하는 줄로 알고 있다가 모두 들통 나자 되레 가해자가 곤경에 처해졌습니다. 홍콩법과 대한민국 법은 민형사 처벌에서 유사합니다. 즉, 가해자는 공갈 및 협박죄라는 형사처벌대상이 되고 민사적으로 명예훼손 소송이 가능해 집니다. 특히 홍콩에는 개인정보 보호법(Private Data(privacy) Ordinance)이 1996년부터 발효되어 개인의 사생활 신상을 타인에게 노출하면 죄가 성립됩니다. 폭행은 행동에 의한 폭력이고, 협박은 언어에 의한 폭력입니다. 협박 그 자체가 무슨 죄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는 사람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죽이겠다”,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겠다” 라는 신체에 대한 해악도 협박죄가 되지만, 타인의 신용, 업무, 명예를 해치겠다고 해도 협박죄가 성립됩니다. 언어외에 거동에 대한 협박도 가능합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칠 것을 고지하는 죄, 특히 한국인이 자주 남의 운명을 쉽게 결정해버리는 언어 “너 죽어”등은 협박죄가 되지만, “천벌을 받는다”등은 협박죄가 안 됩니다. 길흉화복의 도래를 점지하는 것은 듣는 이에게 불쾌하지만, 협박은 아닙니다. 공갈죄는 피해자가 겁을 먹은 상태에서 재물을 원하는 대로 내놓으면 성립됩니다. 타인의 약점, 비밀과 같은 불리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하면 협박죄가 되고 겁을 먹은 피해자가 요구하는 재물을 주면 공갈죄가 됩니다. 어떤 단체의 지위, 위세를 남용하여 암암리에 사람으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하는 것이 소위 공갈, 협박인 것입니다. 기부금이란 본인이 자발적으로 우러나야 하는 것이므로 협박에 의해 내게 되면 공갈죄에 해당됩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죄 없는 타인에게 협박으로 실적을 올리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패륜입니다. 어느 단체라도 그 단체가 회원을 위해서 있는 것인지 가해자 자신을 위해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참고로, 홍콩 협박죄(영어로 criminal intimidation)의 최고형은 징역 5년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협박이 형법에 최고 징역 3년으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명예훼손은 민사 및 형사가 모두 가능하며, 보상은 피해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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