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검색어로 보는 홍콩 사람들의 방역 생활: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검색어로 보는 홍콩 사람들의 방역 생활:

마스크, 한국 드라마, 요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지루한 방역 생활이 몇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누구도 정확히 대답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한다. 직장인들은 재택 근무,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며 주부들은 코로나가 아니라 식구들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야후 홍콩은 최근 3개월 동안 방역 관련 검색어 순위를 공개하여 홍콩 사람들이 요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가늠케 했다. 마스크 사기, 한국 드라마 시청, 요가가 3대 키워드로 선정되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1,2위 모두 마스크로 중국어와 영문으로 검색되었다. 얼마전까지 마스크와 함께 대란을 겪은 두루마리 휴지와 쌀도 조회수가 높았다.
이중 6위에 올라있는 ‘兩盒thanks’는 유행어이다. 홍콩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마스크 판매 글을 보면 바로 ‘2박스, thx(thanks)’라고 댓글에 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위 1위부터 10위까지를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요가와 하이킹, 그리고 피트니스이다. 내 주위의 홍콩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보면 정말 평소에도 요가를 많이 한다.

3위에 올라있는 엘바 니(Elva Ni)는 위 순위 중 유일한 ‘인물’이다. 배우이자 방송인인데 뛰어난 미모와 요가, 미용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구독자 수가 20만명 이상의 유튜브도 운영중이다. 궁금하면 들어가 보시라. 필자도 좀전에 ‘좋아요’ 한 번 찍고 나왔다. 

5위에 올라있는 피트니스 링은 한국에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의 실내 운동용 게임이다. 작은 훌라후프와 같은 모양으로 게임 및 운동 병행으로 제작되었다.

상위 10위에서 하이킹 관련 검색어가 4개나 있다. 얼마전 현지 신문에서 하이킹에 몰리는 사람수가 몽콕의 행인들보다 많다는 기사를 봤다. 사람들이 실내만 있자니 답답해서 인적이 드물 것 같은 산행을 택한 것인데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게 아니었던 것이다.
 

 
위 순위에서 무려 50%가 한국 프로그램이고 영광의 1위도 한국연속극이다. 3,6번은 홍콩의 TVB 방송 드라마이고 2,4번과 8번은 각각 중국 본토 및 대만 드라마이다. 

 
약 10년 전 ‘시크릿가든’으로 홍콩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현빈은 이 드라마로 다시 한번 ‘oppa’(오빠)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사람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끝난 현재, 야후 홍콩은 새 드라마로 한국에서 시청율 고공행진 중인 ‘부부의 세계’를 조명하였다.

한편7위를 기록한 ‘킹덤’의 중국어 제목이 재미있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이씨조선(李氏朝鮮)’에서 중간의 ‘씨(氏)’를 ‘시체 시(屍)’로 바꿔 ‘이시조선(李屍朝鮮)’로 표현했다. 두 글자의 한국어 발음도 ‘씨’와 ‘시’로 비슷하지만, 중국어 발음은 둘 다 ‘shi’가 되어 아예 같다. 

부연하자면 홍콩 사람들은 ‘부산행’, ‘킹덤’같은 좀비극에 열광하는 것 같다. 홍콩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 1위는 ‘부산행’이다. ‘부산행’은 이 기록을 14년간 보유해 온 ‘엽기적인 그녀’를 개봉 3일만에 깨뜨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좀비극 팬덤이라.. 하긴 홍콩에도 그 유명한 ‘강시선생’이 있지 않은가.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강세는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홍콩에서 한국어의 인기 또한 늘 뜨겁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필자가 한국어 수업을 하는 대학 기관의 개강을 지연시키고 있다. 

순위에서 반이나 차지하고 있는 위의 한국 프로그램들을 보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요즘 ‘한국어 수업’, ‘한국어 공부’의 검색어는 몇 위 정도에 올라 있을까.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