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에는 푸통화, 광동어 말고 또 다른 중국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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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에는 푸통화, 광동어 말고 또 다른 중국어가 있다?



홍콩 사람들이 보통 사용하는 중국어는 현지 언어인 광동어와 표준어인 푸통화(만다린)이다. 중국어를 잘 모르는 교민들도 홍콩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이 사람이 광동어로 말하는지, 아니면 푸통화로 말하는지 정도는 대충 구분을 해내는 것 같다. 

그런데, 길가나 상점 혹은 식당등에서 간혹 이 외에 다른 중국어가 들릴 때가 있다. 언어를 업으로 하는 필자의 경우 이런 생소한 언어가 유독 민감하게 들린다. 여러분은 홍콩에서 광동어, 푸통화 말고 다른 중국어도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것을 언급하기에 앞서 중국의 대표적인 방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은 넓은 땅덩어리만큼 무수히 많은 사투리들이 존재한다. 다음과 같이 크게 7대 방언으로 나눠볼 수 있다. 

1. 북방방언
북경어를 기반으로 하며 중국 한족 인구의 73%가 사용. 이를 바탕으로 표준어인 푸통화가 제정됨.

2. 오(吴)방언
상해를 포함한 인근의 절강성, 강소성에서 통용되며 사용 인구는 7.2%.

3. 상(湘)방언
호남성을 중심으로 한족의 3.2%가 사용. 호남성은 우한이 속해있는 호북성 아래에 위치한다. 

4. 감(贛)방언
강서성(광동성 북부에 위치) 대부분 지역에서 통용되며 사용 인구는 한족의 3.3%.

5. 객가(客家)방언
객가인이 거주하는 광동, 복건, 대만, 광서, 강서, 호남, 사천 등 다양하게 분포하며 3.6%가 구사.

6. 민(閩)방언
북건성에서 많이 사용되어 복건어라고도 한다. 중국의 6개 성에 걸쳐 통용되는데 복건성, 해남도, 광동 동부의 조주등이 이에 속한다. 사용 인구는 5.7%.

7. 월(粤)방언
소위 말하는 광동어다. 광동성의 중부와 서남부, 광서성의 동부와 남부 및 홍콩과 마카오를 중심으로 전체 한족 4%가 사용.*

참고로 위에서 말하는 한족이란 중국의 56개 민족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민족이며 나머지 55개는 소수민족이다. 이들 소수민족은 각각 그들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위 7대 방언들은 각 지역 대표가 서로 자신들의 언어로 떠들면 대화가 전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중 표준어인 푸통화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방언은 민방언과 월방언, 즉 복건어와 광동어이다.

광동어는 그 안에서 다시 광주어, 사읍(四邑:4개 마을)어, 양강어, 계남어로 나뉘어지며 그중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광주어가 대표적인 광동어이다. 홍콩인들이 보통 사용하는 언어가 바로 이 광주어이다. 

홍콩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세 이상 인구 중 16.5%가 광저우어와 푸통화 외에 다른 방언을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서 말하는 16.5%에 포함되는 지방 언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객가어, 복건어, 조주어이다. 

이중 객가어와 복건어는 위의 7대 방언중에 속해 있다. 필자가 이글 처음에 언급한 푸통화와 광동어 외에 종종 들린다는 다른 중국어는 이 세 언어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 대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객가어는 중국에서 독특한 자기들만의 문화와 사회를 이루어 생활하는 객가(客家)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객가는 푸통화로는 ‘커지아’, 광동어로는 ‘하카’라고 부른다. 

이들은 옛날 전쟁과 기아등을 피해 남하하여 중국 각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그중 65%가 홍콩과 광동, 복건 및 대만 등 남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홍콩에는 원주민 객가인이 20~30만, 비원주민 객가인은 100만에 이르고 있어 그 인구가 적지 않다. 이들은 오래전 이주 당시 홍콩의 토착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며 정착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복건어는 복건(중국 발음 ‘푸지엔’)성과 대만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 지방 방언이다. 복건성은 광동성의 동북쪽에 맞닿아 있고 대만과 가깝다. 필자의 학원이 위치한 홍콩섬 노스 포인트는 ‘작은 복건’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복건인들이 산다. 

홍콩에 약 120만명의 복건성 출신들이 살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노스 포인트에 군집을 형성해 있다. 우리 건물의 상주 관리인 역시 복건 사람으로 푸통화, 광동어, 복건어 3개 중국어를 할 줄 안다. 

조주어는 조주, 중국어로는 챠오져우(潮州)라고 불리우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이다. 특이한 것은 조주는 지역상 광동성에 속하지만 조주어는 광동어가 아닌 복건어의 한 부류이다. 발음이 광동어 보다는 복건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홍콩에는 적어도 70만의 조주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아시아 재벌 리카싱도 조주 사람이다. 참고로 조주 음식은 홍콩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곳곳에서 조주 식당을 볼 수있다. 식당 간판에 ‘潮(조)’가 쓰여 있으면 대개 조주 식당이며 이곳의 대표적 요리인 거위가 목을 늘어뜨리채 걸려 있다. 
   
통계에 의하면 홍콩 인구의 40%는 타지역 출신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용하는 중국어 또한 다양할 수 밖에  없다. 홍콩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중국어의 언어적 특성을 통해 또다른 사회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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