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학부모들에게 홍콩한국국제학교는 홍콩의 다수 국제학교 중 하나로 인식될지 모른다. 하지만 한때는 홍콩의 모든 한인들이 이 학교를 세우기 위해 한인회를 주축으로 수많은 행사와 모금을 통해 발전기금을 모았었다.
성공한 기업인들이 사재를 헌정하고 크고작은 한인 업체들도 동참했었다. 어떤 어린 학생은 장학금을, 종교단체에서는 헌금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감동적으로 모은 기금과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한국국제학교는 설립됐다. 1988년 정식 개교된 이후 주중에는 한국정규학교로, 주말에는 한글학교로 한인 자녀들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으며, 한인들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매년 열려 교민들이 모이기 익숙한 터전이 되었다.
현재 홍콩한국국제학교 시설과 교육환경 개선은 이미 상당부분 안정화되었고 앞으로의 과제는 상위 교육진학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대학을 겨냥한 한국부의 성적은 전세계 한국국제학교 중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홍콩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야 홍콩 내 국제학교들 간의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학교발전위는 그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우수학생을 더 유치하고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모으는 것이 필요했다. 3년 전 한인회장이었던 김구환 고문은 KIS에 장학금을 내고 있던 박병원 MTS 글로벌 대표에게 이 어려운 자리를 부탁했다.
“김구환 전 회장이 부탁해서 맡았지만, 처음으로 모금한다는게 쉽지 않았고 망설였는데 누군가는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기금모금은 앞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말입니다”
박병원 사장이 발전기금모금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난 뒤 2014년 첫해 119만 달러를 모금했다. 기업인들과 협회 등을 찾아다녔고 바자회와 설명회 등을 열어 그해 장학금 지원과 유치원 놀이터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101만 달러를 모금해 장학금 지원 및 CCTV 설치 등에 사용됐다.
박병원 위원장은 “교민들의 협조와 성원으로 매년 1백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1백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다면 좋은 학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 외에 많은 분들이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모금하는 과정이 생각만큼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기여할 수 있거나, 하겠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주저할 때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특별히 아쉬운 부분은 지상사 쪽에서 좀더 후원해주시면 더 모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니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학금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사실 발전기금을 내는 교민들이 아니라고 말했다. 기금을 내는 교민들은 이미 자녀들이 장성했고 학교와는 무관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KIS의 발전을 통해 혜택을 볼 사람들은 지상사에 속한 주재원들과 젊은 교민들이다. 때문에 지상사와 같은 기업들이 직원의 자녀교육과 학교발전을 위해 함께 동참해주길 바랬다. 박 위원장은 장학금 모금 분위기는 이미 만들어졌다고 보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와서 거금을 내놓는 모습을 보며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앞으로 좋은 대학으로 진학시키면 학교도 함께 발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 앞으로 몇년은 더 교민들이 모금하는 기반을 만들어 놔야겠지만 미래에는 졸업생들이 직접 주도해서 모금활동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원 위원장은 1966년도에 영국(버밍험대학교)에서 유학하면서 학비 감면혜택을 받은 것을 잊지 못했다. “장학금은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지만(웃음), 외국인인 저를 영국인과 동일한 학비를 내도록 영국정부의 혜택을 받았죠. 그때의 기억은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은 평생 자부심이고 자랑입니다. 나는 그런 기쁨을 더 많은 학생들이 누리길 바랍니다”
그는 이미 자신이 대표로 있는 MTS글로벌 이름으로 2009년부터 매년 10만 달러씩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저 역시 교육을 통해서 국제화된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15개국 지점을 갖고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KIS는 국제화된 특별한 교육환경을 통해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하는 훌륭한 학교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하며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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