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보다 주인이 필요해” 츈완 삼형제 치킨포차 이재운 대표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

“사장보다 주인이 필요해” 츈완 삼형제 치킨포차 이재운 대표

▲큰형님 고정찬(좌) 씨와 이재운(우) 대표
 
 
츈완 지역에서 벌써 2개 지점을 운영 중인데 어떻게 시작했는지?

츈완 판다 호텔(Panda Hotel) 근처 골목길에서 2014년 3월에 테이크아웃용 치킨포차를 시작했다. 자리가 없어서 길가에 테이블 하나깔고 손님을 받기도 했다. 조금씩 잘 되면서 옆 가게로 넓혀갔다. 

치맥이 등장하는 한국 드라마의 후광효과도 컸다. 첫해는 잘 되었는데 몇년뒤 한국의 유명 브랜드 치킨이 호텔 근처에 개업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맛으로는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했지만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속수무책이었다. 가격만큼은 함께 내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버티기로 했다. 다행히 그 유명 브랜드는 폐점했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국 사람보다는 현지인 타켓 매장인데 성장 계기가 있었는지?

2019년 시위 때 시내 식당들은 위험 때문에 문을 닫아야 했지만 도리어 내게는 기회가 됐다. 

시위가 마치는 저녁 늦게서야 저녁을 먹기 위해 치킨포차로 계속 밀려온 것이다. 또 운이 좋았던 점은 시위가 발생하기 전에 푸드팬다와 우버이츠가 먼저 연락이 와서 입점을 하라고 제안이 왔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온라인 앱 주문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등록하여 판매를 시작했다. 

팬더믹 발생 이후 갑작스럽게 온라인 주문이 몰려들었는데, 츈완 지역에서 비교적 일찍이 입점해 있던 치킨포차가 훨씬 더 유리한 평가 점수를 받아 검색 노출에 유리한 지점에 서게 됐다. 

솔직히 작년 정부의 고용안전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될만큼 잘 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기반으로 2호점을 추진하게 됐다.


함께 일하는 ‘삼형제’가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라고…

저도 원래 여행사 가이드로 일을 했었다가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게 치킨포차였다.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그렇게해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반정부 시위와 팬데믹 발생 이후 여행업계에 있던 동료들이나 후배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옛 친구들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잠시 일할 곳을 제공했는데 손발이 잘 맞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었기에 아예 동업으로 가게 된 것이다. 

치킨포차의 2호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삼형체 치킨포차를 저와 고정찬 형님, 문진호 동생이 함께 투자해서 운영하고 있다. 옛날부터 가족단위로 함께 어울릴 정도로 친해서 일하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세 분이서 동업한다는게 쉽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이전부터 투자만 하려는 사람들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저는 무조건 같이 함께 하는 것을 전제로 동업을 생각한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처음부터 배우면서 함께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땀흘리고 고생해야 동업자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모아야지 힘을 얻어서 사업을 치고 나갈 수 있다. 

저 혼자서도 할 수 없고, 새로 하려고 하는 사람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일을 같이 하지 않고서 투자만 하면 오래갈 수가 없다. 제 경험은 그렇다.


1호점과 2호점의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1호점은 비교적 작은 크기여서 치킨, 삼겹살, 분식, 테이크아웃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2호점은 주변 주택과 이웃 상가들이 대부분 단골이어서 가족단위, 직장단위로 많이 찾아준다. 2호점에서는 살치살, 양념갈비, 치킨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하겠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저는 오래 일하고 싶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보다는 이 일을 즐겁게, 좋은 사람들과 오래동안 하고 싶은게 우선이다. 이 일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동업하자고 찾아온다. 

한국인이든 홍콩인이든. 그러나 내 생각은 동일하다. 돈이야 은행에서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함께 이 가게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장보다는 주인이 필요하다. 주인의식을 갖고 이 가게에서 함께 일할 사람말이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