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로 대표 로니통 인터뷰 “홍콩은 정치적 불균형 상태… 소외된 저소득층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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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로 대표 로니통 인터뷰 “홍콩은 정치적 불균형 상태… 소외된 저소득층 도울 것”

9월 4일 치러질 제6대 홍콩입법회(香港立法會) 의원 선거를 앞두고 온 거리가 후보자 배너와 유인물로 가득하다. ‘홍콩의 독립, 중국에서 분리’를 외치며 홍콩의 주권을 강조하는 급진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친중국세력이 더 안정적인 지지를 받는 분위기다.

 

 

수요저널은 이러한 정치 상황에서 중도의 길, 제3의 역할을 자처하는 ‘민주사로’의 수장 로니통을 만나 현재의 홍콩 정치를 자세히 들어보고, 한국 및 교민과 홍콩의 우호적 관계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인터뷰를 위해 홍콩 법정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완기 변호사가 직접 동행하여 통역과 번역을 맡았다.                


사진/정리  손정호 편집장

 

▲민주사로 대표 로니통

 

Q :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A : 제가 생각하는 한국은 아시아의 몇 안 되는 합리적인 민주주의를 행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 2의 일본이라고 할까요.  법체계도 그렇고 많은 면에서 일본과 비슷한 면이 많지만… 물론 지금은 한국이 과거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부상하고 있지요. (인도, 대만, 태국, 필리핀 언급 후) 제가 보기에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이성적인 민주주의를 행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 아닐까 생각됩니다.

 

Q : 그렇다면 홍콩이 한국을 여러 면에서 민주주의의 모델로 볼 수 있을까요?

 

A : 제가 생각할 때는 홍콩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이해가 아직 적다고 봐요.  물론 K-Pop이나 한국의 드라마 그리고 다양한 한식에 대한 이해는 많이 늘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전반적으로는 홍콩사람들은 돈을 벌고 자신의 부를 늘리는 데만 너무 열중한 나머지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거 같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Q : 지금 홍콩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홍콩의 정치 상황과 내부적인 정치적 역학관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합니다. 홍콩의 정치 현실을 스케치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 간단하게 말하자면 친정부 정당들과 그 당원들이 입법회를 장악한 상태입니다. 범민주계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도 말이죠.  실질적으로는 범민주계가 유권자 중 대략 60%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비해 입법회에서는 40% 정도의 대의권만 갖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전체 구조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거죠.  소수가 다수 위에 있으면서 입법회에서 소수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거죠 구조가 홍콩이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행정장관은 1,200명의 대의원에 의해 선출되는데 대의원들은 상업부분과 큰 기업들을 대변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 아무래도 조금 더 쉽게 북경의 의도를 대리하는 쪽으로 설득되고 있고요. 근본적으로 정치가 불균형적인 상태에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정치개혁이 계속 실패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정치권에 대해 신뢰를 잃고 분노의 수치는 올라가고 있는 거죠. 젊은이들이 홍콩을 중국으로부터 독립시키자고 외치는 목소리에 매력을 느끼는 겁니다.

 

Q : 홍콩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신데 작년에 갑자기 입법회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10여 년 전 창당하셨던 공민당 (Civic Party)에서도 탈당을 선언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리셨는지요?

 

A : 12년 전 원래 계획했던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입니다 들어간 목적은 딱 하나였습니다. 홍콩시민의 보통선거권을 얻어내기 위해서였죠. 그 당시나 지금도 제 정치적인 이상은 일국이체제가 잘 이행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에 하는 정치적 행동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치인이나 정치발전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11년동안 공민당 안에서 당원들을 독려하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치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제가 가졌던 정치적 이상에 가까이 가기보다 점점 더 반대로 가는 것을 보면서 탈당을 결정했습니다. 탈당하면서 공민당 당 대표자 중 한 명으로 누렸던 의원직도 내려놓는 것이 명예로운 것으로 생각해서 의원직 사퇴도 함께 했던겁니다.  그리고 12년 전 합리적 민주주의를 통해 보통선거권을 얻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려고 민주사로 (Path of Democracy)를 만들게 되었고요.

 

▲박완기 변호사

 

Q : 민주사로를 통해 새로운 정치적 길을 만들면서 중국과 소통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홍콩시민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시려고 하신거죠.  그렇다면 사람들이 얘기하는 ‘제3의 길’이나 ‘중도의 정치’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A : 홍콩에서는 정부가 제안하는 정책에 대해서 친정부 정당들은 무조건 찬성하고 범민주계 정당들은 무조건 반대를 하고 있기 중도도 없고 타협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 때문에 발전이 없죠. 꼭 정치적 성향으로 우리를 분류하겠다면 전 중도보다는 제3의 길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중도라는 것은 모든 사안에 대해 늘 두 극단의 중간점에 선다고 하는 의미가 있는거 같은데 우리는 항상 중간점에 서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정책에 대해서는 우린 좌편향할 수 도 있고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우편향할 수 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사회적 민주주의를 주창한다고도 하는데 정치적으로 분류한다면 그렇게 분류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의 목소리가 되려고 하구요. 

 

Q : 홍콩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이 홍콩경제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A : 홍콩에 살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홍콩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주권을 획득했고 홍콩의 가치를 받아들였다고 하면 똑같은 홍콩시민입니다.  똑같이 세금을 내고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해택을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홍콩에 거주하는 한국사람들도 충분히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홍콩을 그저 경제활동을 하고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거주지의 개념을 넘어 홍콩이 자신의 고향이라고 생각하시길 바라구요.  제가 보기엔 이미 한국사람들은 홍콩사회의 한 중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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