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에서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10월 1일 국경절에 대규모 반중시위가 벌어졌다. 범민주파 정당인 사회민주연선(사민련·LSD)이 주도한 반중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캐리 람 행정장관의 권위주의 정치를 비판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탄압한 정부 인사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시위에 4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 측 추산 인원은 4,300여명이었다.
참가자들은 검은 색 티셔츠를 입고 국경절을 축하하는 대신 “전국가적 슬픔”이라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홍콩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파크 거리를 출발해 센트럴 타마르 거리에 위치한 정부청사까지 행진했다. 시위대들은 행진하며 “홍콩 독립”과 “림스키 웬 물러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림스키 웬(袁國强)은 홍콩의 율정사(律政司) 사장으로 법무부 장관에 해당한다.
시위대들은 또한 2014년 우상시위를 주도했던 인사들에 대한 법무부의 판결을 정치적 탄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우산시위를 이끈 학생 지도자 조슈아 웡, 네이선 로, 알렉스 차우는 법원 1심에서 사회봉사명령 및 집행유예 조치를 받았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고등법원 2심에서 각자 6·8·7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5년동안 피선거권도 박탈당해 지방선거 출마도 금지된 상태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데이빗 록씨(69)는 웬 사장을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현재 홍콩 법규가 매우 실망스러우며, 웃음거리가 됐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제이슨 웡씨(50)는 현재 복역 중인 세 명의 학생 지도자들에 대해 “그들이 자신의 공헌이 허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길 바란다”며, 그들의 노고 덕분에 더 많은 홍콩인들이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에이버리 응(吳文遠) 사민련 주석은 “만약 홍콩인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정부는 이러한 침묵을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표시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이날 시위에 관련,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조치에 대해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시위대의 항의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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