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건설 계약을 맺고 홍콩-주하이 대교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안전 테스트 담당 업체들이 콘크리트 테스트 보고서를 가짜로 제출했다는 사실이 폭로돼 대형 공사의 안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홍콩 염정공서(廉政公署, ICAC)는 일주일 전 코드 네임 ‘그린필드’라는 작전을 시작해 정부 발주 공사 업체 대표 2명, 책임 연구 기술자 2명, 현장 기술자 12명, 보조 기술자 5명 등 총 21명을 체포했다.
토목공정측정서(Civil engineering and development department)는 문제가 된 회사들과 2013년부터 계약을 맺어 다리 공정 구간별로 콘크리트 표본을 수거해 콘크리트 강도 테스트를 해왔다. 정부의 안전 기준에 따라 콘크리트 표본은 일정 기간 안에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ICAC는 “일정 시간 안에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도록 규정에서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 샘플이 제시간 안에 이루어지지 않아 담당 실험 기술자와 보조 기술자가 실험 기계의 시간을 조작해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일부 관련자는 아예 콘크리트 표본 자체를 바꿔치기해 테스트 결과를 조작했으며 ICAC는 2014년 초반부터 이런 일이 발생해왔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홍콩 건설국은 홍콩-마카오-주하이를 잇는 다리의 안전 점검을 전면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황을 조사해서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건설 부분을 점검하는 선에서 그치겠지만, 문제가 심각하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건설국은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이미 수십억 달러가 들어간 다리를 다시 공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기준 미달의 콘크리트가 다리의 2/3, 심지어 1/3에만 들어갔다 하더라도 심각한 안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교체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엔지니어협회 이전 회장인 웡착얜은 말했다. 이미 한참 지연된 홍콩-주하이 대교의 완공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홍콩-주하이 대교 건설에 사용된 콘크리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국은 선전과의 접경 지역을 잇는 시설, 홍콩-광주 고속철 건설 현장, 첵랍콕부터 튠문을 연결하는 터널 공사 등 다른 주요 건설 구간에 대해서도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이곳들에서는 아직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고속도로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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