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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홍콩한국국제학교 한국부에 송병근 교장이 새로 부임했다. 별자리 관찰을 좋아하고 수업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한국국국제학교에 대한 기대와 꿈으로 가득차 있었다. 조용하면서도 확신이 있게 말하는 그의 교육철학을 전반적으로 들어보았다.
Q. 홍콩 KIS 교장직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으시다고요
저의 외증조부님께서 1905년도에 하와이에 이민을 가셔서 사탕수수 농작을 비롯해 사업을 하셨고, 독립운동을 도운신 후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교육자로서 마지막 시간을 해외에서 한인들을 위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홍콩한국국제학교 교장직에 지원했습니다.
Q. 한국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전공이 지구과학입니다. 초기에는 고교에서, 이후에는 대부분 중학교에서 직접 가르쳐 왔습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실험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교육전문직이나 교육청 관료로 들어가는 것이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부임 초기에는 방과 후에 학교에 남아서 1~3학년 과학 교과서의 모든 실험을 다 해보았고요. 교과서에 실린 실험이 실제로 동일하게 재현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수업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자신있게 알려주고 소통이 쉬워졌어요. 대부분 시니어급 경력직 교사는 교육청에서 장학사를 맡아 교장, 교감 역할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행정적인 활동보다 교실에서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았지요.
Q. KIS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는지요
학생 수가 적고 교사의 수도 적지만, 규모의 문제가 아니고 내용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업무의 양이나 강도는 한국 학교보다 몇 배나 더 센 것 같습니다. 한국 학교에서 느끼는 민원은 여기(홍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웃음) 현황을 파악하면서 선택의 폭이 많지 않지만 제대로된 결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한국에서는 교감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업무를 나눌 수 있지만 여기서는 각 부장 교사(유치, 초등, 중등, 고등)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저 역시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Q.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전 학년을 살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는 않으신지요
KIS 한국부는 학제로 보면 유치부를 포함해서 총 14학년인 셈이네요. 각 부장 선생님들이 천군만마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제 역할은 부장 교사들과 일선 교사들이 수업 외에 다른 것에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학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실제 학교에서 중요한 곳은 교실입니다.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교실에는 저도 못들어가고 어느 누구도 못들어가죠. 오직 선생님만 할 수 있어요. 그 순간을 위해서 교장이나, 인사팀이나, 교직원 행정력이 지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외적인 걸로 시간이나 에너지를 쓰게 되면 결국은 불꽃을 태우지 못하고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수업 외적인 일에는 마우스 클릭 한 번도 아까워요.
송 교장은 학교 파악을 위해 참관 수업을 하고 학교 규정집을 정독하고 있으며 현 상황에 맞도록 재정비할 생각이다. 또한 교사들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KIS의 장점을 비롯해 학교 정보 공개를 외부적으로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필요한 교사 수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사, 강사 수급을 위한 처우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부 학생 수가 전년대비 증가 추세이지만 아직도 (학교 재정 유지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송 교장은 "전 세계에 있는 KIS 중에서 홍콩 KIS 학생 수는 중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홍콩 KIS 교사를 위한 처우는 매우 부족한데, 예를 들어 주거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교사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집세로 낸다. 매년 한국 대학 진학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만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국어과목 정고은 교사(고등부 부장)는 "정말 학교 현장을 제대로 아는 분이 오셨다고 교사들이 말하고 있다. 송 교장선생님은 리더십 부문에서 탁월하시고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다. 상명하달 식의 소통도 하지 않고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계신 분이시기에 동료, 선배처럼 느껴진다. KIS에서 오래된 교사들이 더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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