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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은 끝났다? 아직 안 죽었다고~!

기사입력 2024.10.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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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홍콩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예전의 홍콩이 아니다’, 심지어 ‘홍콩은 이제 끝났다’와 같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홍콩에서 사업을 하며 먹고 사는 필자의 경우 속상하게 들리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의 보도가 있고, 변화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콩은 정말 끝난 것일까?



    기획 보도 ‘저물지 않은 홍콩’, 그리고 돌아오는 여행객들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저물지 않은 홍콩’이라는 글이 내 시야를 사로 잡았다. 조선비즈의 기획 보도였는데, ‘홍콩 비관론’으로 일관된 국내 매체 보도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미디어가 홍콩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요. 많은 인재들이 홍콩을 떠난 것은 사실이지만 또다른 인재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고 수십년간 다져진 인프라는 무너지지 않거든요”. 홍콩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의 말로 시작되는 연재 기획물은 총 6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홍콩의 경제적 분위기, IT 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사이버포트와 과학기술원에 대한 소개, 그리고 이곳에서 경제 활동에 몸담고 있는 기업인들과의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홍콩은 합리적 세금과 지리적 이점으로 여전히 아시아 허브로서 건재하다. 또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건 사실이나 사업기회 및 투자 규모도 더 커졌다. 80개가 넘는 국제학교를 보유한 홍콩은 교육에서 강점을 보이며 소비력이 높다. 블루오션 사업 영역도 아직 많다. 금융 파트너 만나기도 편해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거점으로 최적이다.


    반가운 뉴스는 하나 더 있었다. ‘홍콩 여행 77%, 마카오 202% 증가… 홍콩행 비행기 더 띄운다(24년 10월 16일자 조선비즈)’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에어부산은 11월 13일부터 부산~홍콩 노선을 매일 1회 일정으로 다시 운항한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때 중단된 노선이 재개된 것이다. 외항사 중에는 홍콩항공이 인천~홍콩 항공편을 12월부터 주 14회로 증편한다. 올해 1~8월 홍콩 노선을 이용한 총 여객 수는 186만 89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5만 671명)보다 77.8%가 증가했다. 코로나 19이전과 비교하면 72%까지 회복했다. 


     


    싱가포르로 떠난 한국인들, 홍콩을 그리워한다?


    코로나 19 때 홍콩의 방역 조치 강화로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이전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한국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학원을 운영하는 특성상 많은 교민과 접촉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듣게 되는데, 싱가포르로 이전한 후 홍콩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의 얘기도 내 귀에 들어왔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근무 후 최근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한 금융인은 “싱가포르는 주말이면 갈 데가 없어요.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골프치고 오는 정도고요. 집값은 교민이나 주재원들이 살기에 너무 비싼 고급 아파트들이 많아요. 거주하기 적당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홍콩의 중국화 현상이다. 실제로 2019년에 있었던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많은 현지인들이 홍콩을 떠났다. 

     

    홍콩의 이민 알선업체 매리(Merry)사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홍콩을 떠난 약 53만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는 홍콩 인구의 7%에 달하는 수치이다.        


    홍콩 정부는 손실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해외 기술 인력 채용을 정책화하여 외부 인재들을 끌어들였다. 홍콩 입법회는 2024년 6월말 기준 약 20만명의 해외 기술 인재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중 95%가 중국에서 온 인력이라는 것이다. 노동복지국장 크리스 쑨도 이를 인지하여 향후에는 동남아와 유럽의 인재를 더 유입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비쳤다.


    홍콩을 떠난 이민자 중에는 청년층이 많다. 이들은 당장 먹고 살기 힘든 경제적 문제가 아닌, 미래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우려로 홍콩을 떠났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중국대륙인들이 채우고 있다. 

     

    대학원 시절 중국 전문가였던 나의 은사 한 분이 홍콩을 방문하여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중국화 되어가는 홍콩에 대해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는 얘기를 했다. 이때 은사는 “그래서 살며 어려운 점이 있니?”라고 질문했다. 생각해 보니 당장 나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었다.

     


    잃지 않은 경쟁력 + 대만구 경제권의 새로운 기회


    다른 기회도 있다. 홍콩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대만구(홍콩, 마카오, 광동을 연결하는 경제구)의 경제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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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에 따르면 대만구의 경제 규모는 한화 GDP1600조인데, 한국과 비슷한 세계 11위에 달한다. 대만구 경제 체제에서 홍콩은 분명 차별화된 강점과 역할이 있다. 

     

    우리 학원에서는 이미 대만구 사업이 시작되었다. 동관에 거주하는 한국인 코딩 선생님이 홍콩에 있는 우리 수강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근거리라 홍콩에 들러 학생을 대면 지도하기도 한다. 

     

    우리 학원의 중국어 저녁반에서 수강하고 있는 두 명의 금융인도 홍콩의 경쟁력은 싱가포르와 상하이 대비 아직 비교우위라 입을 모은다. 그리고 홍콩이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기회라는 말도 덧붙였다.  홍콩은 내부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름의 강점도 아직 유지하고 있다. 쓰러져 가는 홍콩이 아닌, 변화 중의 홍콩이라는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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