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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죠." 실내포차 압구정의 이동백 사장은 압구정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 떠나와 홍콩 살면서 그냥 집에 가기 싫을 때, 오랫만에 친한 사람 만나서 이야기 좀 하고 싶을 때, 주머니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감칠나는 야식 먹고 싶을 때, 그럴 때 압구정에 오면 '딱'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실내포차는 침사초이의 란콰이펑으로 불리는 너츠포드 테라스(Knutsford Terrace)에 위치해 있다. 실내포차를 주요 컨셉으로 운영하면서 점심장사는 과감히 접고 오후 5시부터 여는 곳이다.
맛이라면 으뜸가는 압구정이지만 식당 컨셉 자체가 포차(Bar)이기에 팬데믹 기간동안 가장 큰 피해를 본 곳 중의 하나다. 일반 식당처럼 갑작스레 테이크 아웃용 음식을 준비하지도 못했다. 술집과 바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동백 사장은 팬데믹 기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직원들을 변함없이 그대로 고용하고 있었다.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 함께 이겨내야 하지 않겠냐며 웃음으로 넘겼다. 그렇다고 압구정에서 월급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충성하는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알게 모르게 식당 밖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술집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없어지자 옛 단골들로 다시 넘치고 있다. 매일 저녁 7시면 이미 테이블이 다 차서 대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홍콩 손님들은 예약문화가 당연해서 80~90%는 홍콩 단골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는다. 8시반이나 9시가 넘어야 테이블 여유가 있다고 한다.
15년간 압구정을 운영해 오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이 겪었지만 압구정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대단했다. 해산물, 구이류, 탕류, 스낵류, 치킨 등 다양한 히트 메뉴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백 사장은 맛은 변하면 안된다는 철학을 갖고 좋은 재료 찾아가며, 자신만의 고집스런 레시피를 유지하고 있다.
압구정에 대한 애착은 본인 뿐만 아니라 아내도 무척 크다고 한다. 최근 새로 생긴 한식당이나 요식업종이 많이 있지만, 변함없이 찾아오는 단골 손님과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젊은이들 덕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은 정말 다양한 히트 메뉴가 많다. 매운 불족발은 돼지고기와 껍질이 매콤하게 버무려져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쫀득한 맛에 시원한 소주 한잔 넘기면 제격이다.
물회, 동태전골, 꽁치김치전골, 홍합탕, 닭똥집곱창, 순대볶음, 버섯샤브샤브 등 대부분 술 한잔을 끌어당기는 메뉴들이다. 비용도 대부분 예전 그대로다. 옛날 메뉴판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재료비가 너무 올라버린 일부 품목만 인상했다.
오후 5시부터 새벽 3시까지 저녁 중심으로 영업하기에 조금 늦게 한국 손님들이 찾아오면 신경을 더 써드리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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