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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간 홍콩 페니 베이 COVID-19 격리센터 체험자 인터뷰

기사입력 2022.03.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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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든 걸릴 수 있다’ 격리센터 입소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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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정이후 급증하는 확진자 수에 홍콩이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전수검사를 발표한 뒤에는 봉쇄 가능성에 따른 생필품 사재기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런 확산 속도라면 홍콩 인구의 2~8%까지 확진 될 수 있다고 보건전문가들이 경고한다. 페니 베이 격리센터가 증축하고 있고, 몇몇 부지에는 임시 격리시설을 빠른 속도로 짓고 있다. (자택격리 치료방법과 격리센터 입소 방법 등이 어떻게 적용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우리 한인들도 격리센터에 입소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격리센터 체험자 인터뷰를 어렵게 진행했다.

     

    이커머스 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초중반 여성 A씨와 지난 25일 금요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페니 베이 격리센터에 입소한지 벌써 13일을 보낸 상황이었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서 페니 베이 격리센터에서도 낮시간에는 계속 근무 중이었다. (인터뷰가 마친 뒤 그날 밤 늦게 퇴실했음.)

     

    A씨는 이달 초 몸의 이상을 느꼈다. 27일 월요일에 커뮤니티 센터에 가서 첫 PCR검사를 해보니, 다음날 8일 오전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단 집에서 혼자 격리를 시작하라는 통지를 받고 자택 자기 방에 계속 머물렀다. A양의 가족은 거의 20년 전에 홍콩으로 이주해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13일 일요일 저녁쯤에 페이 베이로 이동하라는 연락을 받고 옮겼다. 그날 밤 위생국에서 배정해준 사설 스쿨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몸의 상태는 어떻게 변화가 있었나?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3일 정도는 감기몸살 증상이 있었다. 기침, 콧물에 살짝 아픈 정도였다. 4일부터는 다 나아서 큰 지장은 없었다. 페이 베이에 갈 때는 거의 완쾌한 나은 상태였다. 이동 전에 전화로 미리 저의 상태를 꼼꼼히 물어보고 (경미하거나 미증상 환자임을 확인하고) 결정한 것 같다. 증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병원이 아니라 시설로 옮겨진 거라고 말해줬다.

     

    벌써 입소한지 13일째인데 언제 나올 수 있다고 들었는지

    사실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들어올 때도 퇴실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 입실 후 3번이나 검사를 했는데 전화 문의를 하면 기다리는 말 밖에 못들었다. (다행이 인터뷰를 마치고 이날 밤 늦게 A양은 퇴실하여 귀가했다.)

     

    퇴실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을 것 같다.

    좀 그렇다.

     

    거기서 계속 근무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여기 인터넷 환경이 안 좋은 줄 알고 회사에서 미리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모바일 핫스팟을 제공해 주셨다. 업무나 가족과 연락 등은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 다른 한인들도 페니 베이에 입실할 수 있는데 팁을 주신다면?

    음식이 가장 중요하실 것 같다. 하루 세 끼씩 음식을 제공해주지만 아무래도 한국분들 입맛에는 힘든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저는 봉지채로 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많이 챙겨왔다. 밥 반찬, 3분카레, 컵라면 등을 잘 챙겨와서 잘 견딜 수 있었다. 다행히 과일(사과, 오렌지 등)은 하루에 한 가지씩 챙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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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시설이나 전자렌지 등이 있는지?

    2인실인데 혼자 사용해서 공간은 넓고 괜찮다. 전자렌지는 없고 물 끓일 수 있는 전기포트만 있다.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모르고 많이 못 챙겨왔는데 중간에 한번 음식들을 (가족들에게) 받았다. (지난주부터 페이베이에서는 외부 음식이나 물건을 전달할 수 없게 금지됐음). 룸 시설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화장실은 위생에 민감한 분이라면 조금 찝찝하게 느끼실 수 있다. 화장실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슬리퍼나 개인용품을 챙겨오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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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춥진 않았는지?

    그럴 줄 알았는데 룸 에어컨 기능 중에 온풍 기능이 있어서 괜찮았다. 전기장판도 챙겨와서 춥지 않았다. 베개, 침대커버, 이불 등을 챙겨와서 나름대로 깨끗하게 잘 사용했다.

     

    최근에 시설관리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 격리실을 벗어나 항의성 행동도 했다고 하는데?

    제 룸이 끝 쪽이서 조용한 편인데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문을 험하게 여닫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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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소자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지

    문이 잠겨 있진 않다. 매일 쓰레기도 버려야 하기 때문에 문 앞에 둔다. 마음 먹으면 충분히 걸어서 나갈 수 있다. 잠금 여부도 자신이 결정할 수 있고, 창문도 열어놓을 수 있다. 호텔 격리보다는 좀더 자유로운 느낌이다. 격리센터를 장애물로 가려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이탈 시도를 하는 것 같다.

     

    혹시 확진된 이후에 스스로 역학조사를 해보셨는지

    사실 걸리고 나서 일주일 동안 만났던 사람들 모두 검사를 했는데 아무도 양성이 안나와서 제가 언제 어디에서 걸린지 모르겠다. 저희 가족은 밀접접촉자 명단에 올라서 14일간 자택격리를 해야만 했다.

     

    백신은 다 맞았는지..

    3차까지 다 맞았다.

     

    격리센터에서 다른 입소자들과 교류가 있나

    전혀 없다.

     

    A양은 페니 베이 격리센터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그곳에 기약없이 머물러야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백신을 3차 부스터 샷까지 맞았고, 20대 초중반 건강한 신체였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일주일간 만났던 모든 사람들을 기억해 냈지만 아무도 양성반응이 없었고, 본인도 도저히 어디서조차 걸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전염력이 강력한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얼마나 우리 주위에 가까이 왔는지 실감할 수 있는 사례였다. A양은 다른 한인들도 충분히 걸릴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란다며 자신이 겪은 베니 베이 격리센터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그녀가 먹은 음식과 머물렀던 객실, 시설 사진을 꼼꼼하게 찍어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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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해주신 A양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인터뷰를 위해 협력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챙겨야하는 것

     

    컵라면, 가정간편식 (카레, 짜장, 김치찌개 등), 김, 김치, 참치캔, 간식, 견과류, 커피, 차, 비타민, 감기약 등

    침대커버, 베개, 베개커버, 두꺼운 이불, 이불 커버, 전기장판

    욕실 슬리퍼, 휴지, 수건, 샴푸, 린스, 바디워시, 치약, 칫솔, 핸드워시 등 

    주방세제, 세척제

    숟가락, 젓가락 

    와이파이 에그, 멀티탭, HDMI 케이블

     

     

    제공되는 것

     

    청소도구 (빗자루, 걸레)

    모니터 화면

    체온계

    두루마리 휴지, 치약, 바디워시

    옷걸이, 헤어 드라이어

    끼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 제공: 포크, 숟가락, 칼, 물티슈, 휴지 

    하루 밥 3끼, 오후에 과일, 수시로 물 770ml 1-2병 씩 제공

    매일 쓰레기 봉투 1개 (문 열고 밖에 두면 됨) 

     

     

    TIPS

     

    2인실 일 경우, 침대 매트리스 2개 겹쳐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

    에어컨 “HEAT” 모드로 설정 가능

    밥은 끼마다 4가지 옵션이 있음. 도착하면 일주일치 meal selection 제출 해야할 것. 밥이 있는 메뉴 위주로 선택하는 것을 추천. braised beef, thai curry, sweet & sour fish, marinated chicken wings 등 고기 메뉴는 나쁘지 않음

    방 앞쪽 창문을 열면 지나가는 스텝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화장실 및 방 뒷쪽 창문을 열고 환기 하는것을 추천. 

     

     

    격리시설 이동 절차

     

    양성 판정 받고 약 2일 뒤 CHP에서 전화 옴 (이름, 나이, 아이디 번호, 코로나 증상 유무, 직업 및 회사, 집 주소, 이동 동선 파악을 위한 leave home safe app 방문기록 등 물어봄) 

    그 이후 약 3일 뒤 소방서에서 격리시설로 곧 이동해야 한다는 전화 옴. 격리시설로 이동할 차량이 집으로 도착 2-3시간 전에 짐 준비 하라는 전화 옴. 

    다른 양성 판정받은 인원 총 6명 픽업 후 격리시설로 이동. 시설에 도착해서 야외 대기실에서 이름 아이디 번호 제출 후 방배정 대기. (차량 탑승 후 총 3시간 후 방으로 들어옴) 

     


    격리시설 퇴원 절차

     

    7일째 되는날 RAT 셀프 테스트 전달 받고 구글 폼으로 음성 결과 보고 함. 

    hospital authority에서 음성 처리가 된 이후 퇴원 노티스를 받을 수 있음 (첫 음성 테스트 후 퇴원까지 5일 더 걸림, 그 사이에 RAT 셀프 테스트 1회 더 요구 함) 

    퇴원 노티스 받고 바로 2-3시간 후 짐 챙기고 셔틀버스로 이동. 방 문에 꽂힌 종이 (방 번호, 이름, 입주 날짜 적힘) & 퇴원 노티스를 셔틀버스 타기 전에 보여줘야 함. 셔틀버스는 tsing yi maritime square 2 shopping centre앞에서 내려주면 알아서 집으로 복귀해야 함. 


     

    글 정리 손정호 편집장

    사진 인터뷰 당사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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