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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거주하며 수없이 만나는 중국어 브랜드들. 대부분의 외국 회사들은 중화권에 진출하며 그럴듯하게 만든 중국어 브랜드들을 소유하게 된다. 중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무심코 지나치지만, 뜻이나 발음을 살펴보면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이름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중국어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유형을 살펴 보자. (아래의 중국어는 번체로 표기함)
유형 1: 영어와 유사한 발음

특별한 뜻 없이 영어와 비슷한 발음으로 붙여진 사례이다. 먼저 생각나는 이름은 ‘디즈니랜드’이다. 한자로 ‘迪斯尼樂園’라 표기하는데, 표준 중국어인 보통화로 발음하면 ‘디쓰니 러위엔’이다. ‘디쓰니’는 ‘디즈니’에서 온 유사 발음이며, ‘러위엔’은 낙원, 즉 ‘랜드’를 뜻에 맞게 옮겼다.

광동어 발음에 가깝게 지어진 이름도 있다. ‘펩시콜라’가 이에 해당된다. 펩시콜라가 중국에 처음 진출한 곳은 홍콩으로, 1981년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1978년 광동성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홍콩을 베이스캠프로 정한 것이다. 펩시콜라의 중국어 상표명은 ‘百事’이다. 광동어로 읽으면 ‘펩시’의 원음에 가까운 ‘빡씨’이다.

맥도날드도 이 범주에 속한다. 맥도날드가 처음 중국땅에 발을 붙인 곳 역시 홍콩이다. 1975년에 1호점을 열었다. 중국어 브랜드는 ‘麥當勞‘로, 광동어 발음인 ‘막땅러우’와 유사하다. 그런데, 초창기 맥도날드 한자의 끝 글자는 지금의 ’勞(일 로)’가 아닌 ‘奴(노예 노)’였다. 하나 ‘奴’의 부정적 의미로 훗날 ‘勞’로 바뀌게 된다.

KFC는 ‘肯德基’로 표기한다. 각각 ‘항닥게이(광동어)’ ‘컨더지(보통화)’로 불린다. KFC는 1983년 홍콩을 시작으로, 이어 1987년 상하이에 개점하였다. 이 한자는 미국 켄터키 지역을 의미하는 ‘肯德基’로 표기하였다. 참고로 이런 해외 브랜드들은 영어가 공식 언어인 홍콩에서는 간판이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선전 등 중국 본토에서는 보통 한자로 걸려 있다. 이 외에 필립스(飛利浦), 하겐다스(哈根達斯)도 같은 유형에 속한다. 보통화로 각각 ‘페이리푸’, ‘하건다쓰’로 발음된다.
유형 2 : 뜻을 살리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브랜드
발음은 놔두고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보통 ‘고급스러움’, ‘즐거움’, ‘빠름’ 등의 좋은 뜻을 담고 있다.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네슬레’이다. 세계 최대 식품업체 중 하나인 네슬레는 1866년 창업자 앙리 네슬레의 이름을 딴 스위스 기업이다. 네슬레는 독일 방언으로 ‘작은 둥지’, ‘보금자리’를 뜻하기도 한다. 그럼 중국어로는 어떤 상표가 붙여졌을까? ‘雀巢(작소)’인데, ‘참새 둥지’라는 의미이다. ‘취에챠오’라는 보통화 발음은 네슬레와 완전 무관하다.

“BMW와 벤츠는 중국어로 뭐라고 하나요?”. 보통화와 광동어 컨텐츠를 올리는 우리 학원의 유튜브 채널 ‘홍콩 진솔TV’에 달렸던 댓글이다. BMW는 ‘寶馬(보마)’라는 이름으로 중국 고객과 만나고 있다. ‘보물 같은 말’이라는 뜻인데, 차량과 말의 공통된 질주 본능을 연결시켰다. 보통화와 광동어로 각각 ‘바오마’, ‘보우마’라고 불리며 비슷한 발음 구조를 보인다.

이 범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뭐니뭐니 해도 ‘애플’일 것이다. 중국어 브랜드명은 ‘사과’를 뜻하는 ‘蘋果(빈과)’이다. ‘핑구어(보통화)’, ‘팽구어(광동어)’ 등으로 발음된다. 2021년 폐간되기까지 홍콩 유력 일간지 중 하나였던 ‘빈과일보’에서 ‘빈과’는 사과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애플 데일리’였다. 물론 미국의 애플사와 빈과일보는 관계가 없다.

동업계에서 애플사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유형으로 중국어 브랜드를 지었다. ‘마이크로(micro)’의 중국어에 해당하는 ‘微(미세할 미)’, ‘소프트(soft)’라는 의미의 ‘軟(부드러울 연)’을 써서 ‘微軟’이다. 중국 대륙에서는 ‘웨이루완’, 홍콩인들은 ‘메이윤’으로 발음할 것이다.

홍콩 최고의 은행인 HSBC의 중국어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참고로 ‘HSBC’는 ‘홍콩 상하이 뱅크 코퍼레이션’의 약자이다. 영문이 너무 길어서인지 중국어로는 딱 두 글자, 즉 ‘匯豊(회풍)’으로 정했다. 보통화로 읽으면 ‘후이펑’, 광동어로는 ‘우이펑’이다. 한자의 구성을 살펴 보면 ‘모일 회’, ‘풍성할 풍’자이다. 자본이 모여 풍성함을 이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匯)’는 중국어에서 ‘송금하다’라는 은행 관련 용어로도 쓰인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케세이 퍼시픽은 한자로 ‘國泰航空(국태항공)’이라 표기한다. 케세이(Cathay)는 한때 대제국을 누렸던 ‘거란’에서 유래했다. 거란은 키타이(Khitan), 혹은 키탄(Kitan)으로 불렸다. 이와 별개로 중국어 ‘구어타이(광동어:궉타이)’라 발음되는 ‘國泰’는 ‘나라가 평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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