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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조선 경쟁에 뛰어든 트럼프의 승리 쉽지 않아"

기사입력 2025.07.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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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MP "美 조선 능력, 트럼프 임기 내 中과 필적 매우 어려워"

    "韓·日과 '조선 연맹' 형성해도 美요구 충족에 3∼5년 걸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조선 산업에 천문학적인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지만,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중화권 유력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는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회계연도에는 1천500억달러의 국방비 가운데 300억달러를 해군 함정 건조 등에 사용할 예정이고 한국·일본과의 조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분석가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중국의 조선 능력에 필적하는 성과를 거두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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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주장의 근거로 SCMP는 작년 미중 양국의 선박 건조 건수와 규모를 들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조선소들은 2024년 총 7만6천t 규모의 선박 5척을 건조한 반면 국영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는 같은 해 1천400만t 규모의 선박 250척을 만들어 주문사들에 인도했다.


    중국의 세계 상업용 조선시장 점유율은 2000년 5%에서 지난해 53% 이상으로 급성장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함정 건조를 기피해온 미국 조선 산업은 말 그대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이 기간 중국의 경쟁국인 한국·일본의 합산 조선시장 점유율은 74%에서 42%로 감소해 중국 '원톱 체제'가 지속돼왔다.


    SCMP는 중국이 값싼 노동력과 조선소 역량 등을 기반으로 자국 해군 전력을 급속하게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군이 370척 이상의 함선과 잠수함으로 구성된 전투 전력을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라고 평가한 작년 12월 미 국방부의 보고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작년 말 기준 300척 미만의 함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금의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중 양국의 해군 함선 역량은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십 년 새 중국이 상업용 조선 산업과 해군 함정 분야에서 급속 확장해 미국의 해상 지배력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나름대로 대응에 나섰지만, 중국을 압도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재선 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 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에는 '미국의 해상 지배력 회복'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해상 산업 기반과 관련 노동력을 재건하고 중국의 조선 우위를 견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 5월 3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을 통해 "세계적 수준인 동맹국의 함선 수리 역량을 활용해 미 해군의 작전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일본과의 '협업'으로 중국의 해상 지배력 강화에 대응할 것으로 SCMP는 내다봤다.


    이 신문은 미국 조선업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이 발의됐으며, 한국의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고,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한국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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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중국 동부에서 건조 중인 상선들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일본의 조선소와 협력하며 미 해군 함정의 공동 MRO를 확대하거나 미 조선소에 대한 한일 양국의 투자와 기술 이전을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 둥은 "한일 양국이 미군의 통합 해군 무기 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을 써왔기 때문에 미국은 이들 국가와 우수한 '조선 연맹'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웡 둥은 "미국이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데 도움을 준 적이 없기 때문에 한일 양국의 조선소들이 미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데는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중 양국이 (대만 문제로) 2027년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응할 미국의 함정 생산 준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선 시진핑 중국 주석의 5년간 '3기 집권'이 종료돼 제21차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추가 집권 여부가 결정될 시점인 2027년 이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 시기에 미국의 해군력이 중국을 압도하지 못해 중국의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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