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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년 역사의 싼아씽 우산수리점
싼아씽 우산수리점(新藝城遮皇)은 1842년에 문을 열었다. 200년의 가까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남다른 점포이며 홍콩여행발전국 웹사이트에도 소개가 되어 있다. 지금도 매년 약 2,500개의 우산을 수리하고 있다. 흔하고 흔한 것이 우산이지만, 함께한 시간이 길어 정이 든 것도 있게 마련이다. 삼수이포의 싼아생에 들고 간 우산은 며칠 후 재활이 되어 멀쩡하게 주인품으로 돌아온다.
현재 이 점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와이꼬(威哥)’라 불리는 점주이다. 그의 야우(邱)씨 조상은 광저우 출신이다. 청나라 도광제 22년 광저우에서 우산점을 열었다. 당시에는 우산을 제조하는 공장도 보유하였다. 국공내전 당시 와이꼬 씨의 부친은 전쟁을 피해 홍콩으로 남하한다. 현재 이곳에서 우산을 판매, 수리하고 있는 와이꼬 씨는 창업주의 5세대 점주이다.
와이꼬 씨는 우산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여긴다. 하여 그 역시 예술가라 자부한다. 우산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이유이다.
“우산을 펼 때는 아래로 향하지 말고 위를 향해 펼쳐야 합니다.” 우산을 오래 쓰고 싶다면 그의 조언에 귀기울여 보자.
위치: B1, 314 Lai Chi Kok Rd, Shan Shui Po
홍콩의 마지막 목공 조선 후예 - 꿩밍조선소
홍콩의 주요 기념품 상점에서 빅토리아항을 배경으로 떠있는 목선 그림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홍콩이 외세에 의해 개항이 된 이후 해상 무역은 중요한 산업의 하나로 군림하였다. 이로 인해 홍콩의 조선업도 발전을 이루었다. 대표적 생산지로 타이쿠 조선소와 황푸 조선소가 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스페인 등에 ‘메이드 인 홍콩’의 전함을 건조하여 공급한 역사도 있다.
홍콩의 조선 산업은 한 때의 영광을 뒤로 하고 지금은 사양기에 있다. 특히 목선 제조는 단 한 곳만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1930년에 개업한 꿩밍조선소(光明船廠)이다. 홍콩의 목선 중 약 60%가 꿩밍(光明)에서 생산되고 있다. 꿩밍조선소는 10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치며, 지금은 제 3세대 후손이 공장을 지키고 있다.
전성기에는 약 50명의 직원을 보유였고, 1년에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1980~90년대만 하더라고 여전히 흥망성쇠 중 ‘성’의 위치에 있었다. 한 해에 3~4척의 중국식 목선을 만들어 바다 위에 띄웠다.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목선들과 지금도 운영 중인 장보자이의 해적선 아쿠라 루나도 꿩밍 조선소에서 수공업으로 제작되었다. 지금은 목선의 보수와 청소 등 유지가 주 업무이다. 수입 역시 전성기의 10% 수준이다.
홍망성쇠와 함께 여러차례의 부침도 겪었다. 일제 시대 때에는 공장이 잠시 폐쇄되었다. 대형 화제가 발생하여 공장을 다시 일으켜 세운 역사도 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였지만 이제는 더이상 명맥을 잇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철제 화물선의 보급과 어업의 쇠퇴로 더 이상 전통적 목선을 만들기가 힘들어졌다. 재료에 쓰이는 목재 공급도 원활하지 않고,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해내는 현실도 지금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홍콩의 마지막 목선 후손은 과연 이름처럼 ‘광명’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주소: 29 Tam Kung Temple Rd, Shau Kei Wan
코흘리개들의 성지 - 릉타이 과자점
초콜릿, 사탕 등을 파는 일본 간식 체인점 우량식품이 홍콩에서 철수하게 되었을 때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 학원 근처에도 가게가 있었는데, 간식거리를 사다 놓아 당 떨어진 수강생들을 위해 학원에 비치해놓곤 했다. 철수 배경은 홍콩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수익 악화가 아니겠는가.
하나 토종 동종업체로서 1970년대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살아남은 과자점이 있다. 튄먼에 위치한 릉타이과자점(梁太餅店)이다. 릉 씨 부인이 22년간 운영하고 있는 릉탕이 과자점은 홍콩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이 가게는 지금도 150여가지 과자와 사탕을 팔고 있다. 추억의 간식인 깡통 과자와 추파춥스, 한국 제품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 상승의 흐름속에서도 1~2달러에 살 수 있는 과자도 있다. 박리다매로 이윤은 얼마 남지 않지만 진열되어 있는 먹거리는 모두 정품이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릉 씨 부인은 이제 홍콩의 유명한 인사가 되었다.
가게를 물려받았던 당시의 릉 씨는 장사 경험이 전혀 없던 세 자녀의 평범한 어머니였다. 윗 세대에서는 노점상에서 판매를 했다. 이후 정부가 위생 문제로 노점상들을 새로 지은 산후이 시장 상가 안으로 들여보냈다. 과자 제조 등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 릉 씨는 각고의 노력을 거쳐 자신의 가게를 상가 내 최고 인기 점포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40대에 장사를 시작한 릉씨는 지금 60대 할머니가 되었다. 어릴 적 코흘리개가 20대가 되어 찾아와 자기를 기억하냐고 묻기도 한단다. 릉 씨는 이민을 가서 이곳의 추억을 잊지 못한 옛 어린 고객을 위해 해외 배송을 해준 일도 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고객을 상대하는 ‘장사의 기본’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 역시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에 충실하리라 다짐해 본다.
위치: S43, 180 Ho Pong Street, San Hui Market, Tuen Men
<참고 자료>
『香港百年』,雪姬著,创意市集,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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