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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가 이뤄지는 홍콩에서 중국 본토처럼 더 이상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기념할 수 없게 된 가운데 현지 최고 가톨릭 성직자가 사람들이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홍콩 일간 더스탠더드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차우 홍콩 추기경은 이날 한 현지 신문에 게재한 글에서 사람들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적절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올해 이 시기가 다가오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도(베이징)에서 35년 전에 많은 목숨을 앗아간 사건과 공존하는, 슬픔과 희망 양쪽 모두"라고 밝혔다.
차우 추기경은 "그 사건이 끝나기를 바라는 일부의 바람에도 그것은 여전히 많은 이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35년 전 사건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고 그것은 가려졌거나 딱지가 앉았어도 여전히 통증을 안긴다"고 썼다.
차우 추기경은 "우리는 또한 적극적으로 용서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용서가 망각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더 밝은 미래를 맞이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해당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톈안먼 시위 추모 행사가 2021년부터 사라진 것에 대한 홍콩 안팎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나온 것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는 직전 후야오방 총서기의 사망에서 촉발됐다.
후야오방은 1982년 총서기직에 올라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꼽혔으나, 1986년 12월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을 대화로 설득하려다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1월 실각했다.
그는 이후 1989년 4월 15일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그를 추모하는 인파가 톈안먼 광장에 몰리면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로 이어졌다.
결국 중국 인민해방군은 그해 6월 4일 탱크 등을 동원해 시위를 유혈 진압했고, 서방에서는 당시 사망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시위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이며 매년 6월 4일이 다가오면 온라인 검열이 더욱 강화된다.
반면 홍콩에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6월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수천∼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그러나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에 놀란 중국이 홍콩에 대한 고삐를 조이면서 홍콩에서도 톈안먼 시위 기념행사는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홍콩 당국은 2020년에 처음으로 6월 4일에 촛불 집회를 불허했고, 그럼에도 사람들이 모이자 2021년부터는 해당 기념일 전후로 아예 빅토리아 파크를 봉쇄해버렸다. 또 당국 불허에도 해당 집회를 조직하고 참석했다는 이유로 여러 민주 인사들을 잡아들였다.
홍콩 각 대학에 자리했던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조형물들도 일제히 철거됐고 도서관과 서점에서는 관련 책들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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