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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렬 박사의 교육칼럼] 미네르바 대학은 정말 아이비리그급 대학인가?

기사입력 2023.05.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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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미네르바 대학이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 속에는 "미네르바 대학이 하버드 대학만큼 좋은 대학이다" 혹은 "미네르바 대학은 아이비리급 대학이다"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경쟁률이 낮은 만큼 좋은 대학이다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많은 사람들은 미네르바 대학이 기존 대학의 틀을 깬 미래 대학의 형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네르바 대학의 합격률이 하버드보다 낫다고, 하버드 대학보다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은 통계에 의한 오류다.

    필자는 하버드 대학을 비롯해 아이비리그, MIT에 적지 않은 학생들을 보내봤고, 또한 미네르바 대학에 여러 학생들을 합격시킨 경험을 토대로 두 그룹의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수치와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한다.


    미네르바 대학교(Minerva University)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립 대학교이다. 2012년 벤치마크 캐피털의 벤처 자금 미화 2,500만 달러를 사용하여 설립되었다. 미네르바 대학은 우리가 아는 고전적인 대학의 모습이나 형태가 아닌 새로운 대학인 것은 분명하다. 혹자는 미래의 대학 모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네르바 대학은 2022-2023년도 합격률이 1.9%였다. 180개국에서 25,000명이 지원했으며 그 중 475명이 합격했다. 2021-2022년도 합격률이 2.1%였다. 180개국에서 23,000명이 지원했으며 그 중 483명이 합격했다. 합격률만 보면 엄청나다. 하버드 대학이 3%대, 브라운대학이 5%대, MIT가 4%대인 것을 비교해 보면 미네르바 대학의 합격률이 더 낮은 것은 분명하다.

    합격률을 단순 비교하면 미네르바 대학의 합격률이 아비리그 평균 4-5%대보다 낮다. 


    미네르바 대학은 7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는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900여 개 대학이 공통원서 플랫폼을 통해 원서를 받는 것과 달리 미네르바 대학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를 받으며 지원 과정이 3차까지 있다. 각 과정마다 대학은 학생이 미네르바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을지를 판단하며, 1차만 완료하여도 학교가 학생이 미네르바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하면 나머지를 완료하지 않아도 입학 거절을 받는다. 

    이 대학은 모든 수업이 19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온라인 세미나로 진행되는 독특한 교육학적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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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대학이 말하는 입학 사정은 분명 다른 대학들과 다르다. 

    미네르바는 다른 미국 대학들과 달리 SAT 점수나 추천서 등을 받지 않는다. 일반적인 선발 방식이 다르다. 미네르바 대학은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 홈페이지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미네르바의 독특한 입학 과정은 불공평한 편견을 없애고, 대신 여러분이 누구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성취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능력 기반 접근 방식은 전 세계 학생들의 접근성과 높은 선택성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 미네르바는 또한 무제한 등록이라는 독특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신은 자리를 놓고 다른 지원자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출신지와 상관없이 호기심, 추진력, 출중한 잠재력을 발휘하면 입학을 보장받는다."

     


    미네르바 대학은 1) 얼리 액션, 2) 레귤러 디시전 1,2 3) 익스텐디드 디시전 5) 롤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즉 지원 기간이 매우 길다. 얼리 액션이 11월 1일로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같다. 레귤러는 1월 17일이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1월 1일인데 비해 늦다. 롤링으로 5월 9일까지 뽑는다. 

    미네르바 대학이 왜 이렇게 전형을 다양화했는지 모르지만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들은 매년 1월1일이면 전형이 종료된다.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네르바 대학교가 임대한 기숙사에서 1년간을 보내며(기숙사 자체가 미네르바 대학교의 소유가 아니기에 여름학기, 방문학자들은 해당 건물의 다른 방을 빌려서 살기도 한다), 이후 서울, 하이데라비바드,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런던, 타이베이 순으로 한 학기를 보낸다.


    수업은 미네르바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포럼을 사용하며, 세계 각국의 최고의 교수진을 섭외하여 시험이 없이 토론과 과제로만 평가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창의력을 키우는 커리큘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교는 학생이 수업을 하기 전, 미리 수업 내용에 대해 공부해오고 수업에서 토론식으로 자신이 공부해온 것을 설명한다. 모든 클래스는 18명을 넘기지 않는다. 소규모 토론식 수업은 기억력에 대한 연구조사가 말하듯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끔 도와주며, 학생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한다.


    학생들의 숙제는 수업의 내용을 미리 공부해오는 것이며, 과목당 4개의 과제가 존재하며, 숙제와 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험과 숙제가 없다고 해서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새로운 커리큘럼을 익혀야 하며 일반적인 대학보다 더 많은 학습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학생들은 2학년 때 전공을 정하게 되며, 학교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압력을 가하거나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학비는 저렴한 편이다. 2023학년도 총 비용은 4만 600달러다. 국가 간 이동을 위한 비행기 값은 별도다. 이 대학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재정 보조를 제공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등록금은 2만 600달러다. 기숙 비용은 1만 5000달러다. 기타 비용을 합쳐 총 비용은 4만 6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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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는 정말 하버드나 아이비리그보다 들어가기가 어려운가? 그렇지 않다. 

    센세이셔널리즘을 추구하는 언론들은 미네르바 대학이 하버드 대학보다 합격하기 어렵다고 종종 보도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합격률이 낮은 것과 들어가기 어려운 것은 분명 다르다. 


    중앙일보는 2018년 1월 12일 자 신문에서 "미네르바 스쿨은 개교 4년 만에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학으로 급성장했다. 들어가기가 매우 힘들다. 2016년엔 306명을 뽑는데 1만 6000여 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중 합격률이 1.9%였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는 “미네르바 스쿨은 하버드(5.2%), 예일(6.3%), 스탠퍼드대(4.7%)보다 합격률이 낮다. 전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라고 평가했다. 최종적으로 미네르바 스쿨을 선택한 학생은 150명으로 50%의 학생들이 등록했다. 미국의 일반 사립대 등록률(35%)보다 높은 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합격률이 낮다고, 입학문이 좁다고 하버드 대학 또는 아이비리그 대학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다. 학생들의 수준을 아이비리그 대학과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만일 미국의 주립대학에 학생들이 몰려서 합격률이 하버드 대학보다 낮다고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거나 하버드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합격률이 대학의 질, 학생의 질을 좌우하지 않는다.

    미래교육연구소에서도 미네르바 대학에 합격생을 배출했지만 그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대학 학생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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