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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9일 존 리(John Lee) 홍콩 행정장관은 임기 내 첫 시정연설을 발표했다.
이는 리 행정장관이 지난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정책 비전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시정연설에서 존 리는 저소득층의 주택 부족 문제 해결 및 인재유출 대응을 위한 해외인재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핵심 정책 사항들을 발표하였다.
홍콩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 주택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
이번 시정연설 내용 가운데 홍콩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된 부분은 높은 수요의 주택문제에 대한 해결책들이다.
리 행정장관은 주거지를 늘리기 위해 향후 5년간 공공주택의 제공량을 50% 확대하고 7만2000호 이상의 주택 건설이 가능한 토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공공주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겨냥해 기존 공공주택의 내부 공간을 최소화한 ‘경량공공주택(light public housing, LPH)’을 출시해 공공주택 대기 3년차 이상의 시민을 대상으로 임시주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공주택 대기시간을 기존 6년에서 4.5년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 확보를 위한 해외인재 및 외 국기업 유치전략
코로나19 이후로 홍콩과 싱가포르 간 아시아 금융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지속되는 인재유출 문제가 홍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존 리 행정장관에 따르면, 홍콩의 노동인구는 지난 2년간 14만 명 감소했으며 인구 유출 위기가 아직 정점에 달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5년의 정책 방향은 글로벌 우수인재 유치에 중점을 두고 외국인 유학생 및 전문인력의 체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우수한 인재 유입을 늘리기 위해 세계 100대 대학 졸업생(지난 5년간 졸업했고 3년 이상 경력 보유자)을 대상으로 한2년 기한의 비자 발급 계획 ‘Top Talent Pass Scheme’을 도입할 예정이며, 일정 자격요건(학력, 취업경험, 언어능력)을 충족한 외국인을 위한 ‘우수인재 유치제도(Quality Migrant Admission Scheme, QMAS)’ 관련 기존의 할당량을 폐지할 계획이다. 또한, 홍콩에서 부동산을 구매한 비영주권자 중 적격 대상자에 대해 영주권 취득 후의 인지세*(stamp duty) 환급을 통해 고소득층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콩 내 거주 및 취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주*: 부동산 관련 문서 등 인지세 조례에 열거된 문서에 대해 부과된 세금
한편, 미래 신기술로 불리는 생명공학기술, 인공지능, 데이터 과학, 핀테크, 첨단제조 및 신에너지 등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홍콩 정부는 관련 산업을 향후 중점발전 대상인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여 2022년 연내 이들 산업의 해외기업 유치를 추진하는 전담부서 Office for Attracting Strategic Enterprises(OASES)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300억 홍콩 달러(약 38억 미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향후 중점 발전지역을 북부(Northern district)로 이전
이번 시정연설은 존 리 행정장관이 이끄는 새 정부의 정책 계획이지만 지난해 캐리 람(Carrie Lam) 행정장관이 시정연설에서 발표한 ‘북부도회구(北部都會區)’* 신도시 건설 계획을 이행해나가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인구를 북부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북부 주거지역의 용적률**(plot ratio)완화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하고 인근 학교·병원·문화 및 체육 시설의 건설을 촉진할 계획이다.
한편, 북부도회구를 홍콩섬(Hong Kong Island) 이외 또 하나의 CBD지역(도심지역)으로 전환하려는 목표에 따라 현재 애드미럴티(Admiralty)에 위치한 정부청사 내 약 40%의 정부 부처를 향후 북부도회구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주: 2021년 시정연설 중점 내용 중 하나로, 홍콩과 중국 선전의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홍콩 인구 3분의 1에 달하는 250만명 수용 가능한 신도시(면적 만ha) 건설하려는 계획
**)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의 비율로, 주거지역의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있으며 주택공급이 확대됨.
홍콩 내 전시회 개최를 위한 지원 확대
최근 홍콩 정부는 해외 국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되지 못한 대형 국제행사 재개 및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전시산업 지원제도인 Government Convention And Exhibition Industry Subsidy Scheme의 신청기한을 2023년 6월까지 연장하는 것이 있다.
해당 제도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홍콩의 주요 전시장인 홍콩 컨벤션센터(HKCEC) 및 Asia World Expo에서 전시회 또는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기관에 행사장 임대료를 100% 지원하는 것과 홍콩 무역발전국(HKTDC)이 주최한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1만 홍콩 달러 한도로 참가비용의 50%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밖에 존 리 행정장관은 앞으로 홍콩 내에 더 많은 전시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신규 전시산업 지원 제도를 마련할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제도에 총 14억 홍콩 달러(약 7800만 달러)를 배정해 3년 이내 200개 이상의 전시회가 홍콩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러한 대형 국제 행사 관련 정책을 통해 국제 금융센터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정연설 정책에 대한 사회 여론 및 반응
현지 연구기관 홍콩민의연구계획(香港民意研究計劃)에서 진행한 시정연설 평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74명*의 응답자 중 34%가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하였으며 31%는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의 시정연설은 존 리 행정장관 임기 내 첫 번째 정책발표로서 총 51.1점의 평점을 받아 지난해 캐리 람 행정장관의 마지막 연설에 비해 약 16.9점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과거의 4대 행정장관의 첫 시정연설과 비교하였을 때 평점이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전체 응답자 745명 중 시정연설 내용을 모르고 있는 171 명 제외
홍콩 총상회(The Hong Kong General Chamber of Com-merce)는 이번 시정연설이 “광범위한 정책 내용을 포괄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해외기업 및 인재 유치에 관한 정책들이 현재 홍콩이 직면하고 있는 노동인구 축소 위기를 적절히 대 처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홍콩이 이처럼 강력한 정책기반을 바탕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해외 선두기업들이 홍콩에서 사업을 확장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점
2022년 홍콩 시정연설은 존 리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정책연설인 만큼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과 지침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획안이다.
존 리 행정장관은 향후 5년간 홍콩이 중국 본토와 ‘일국양제(一 國兩制)’ 방침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혁신과 변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함에 따라 향후 홍콩의 중점 발전 지역을 북부로 이전, 첨단기술 기반의 전략 산업 육성 등에 중점을 두고 구체적인 정책 실행 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수 인재 및 기업 확보가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로 부각됨에 따라 앞으로 홍콩 정부는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유학생과 스타트업들이 홍콩에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과 지원책을 제공할 것이다.
이는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을 의미한다. 홍콩으로의 취업 또는 사업 확장을 희망하는 청년과 스타트업들은 홍콩의 우수 인재유치 제도 및 비자 발급 제도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관련 신청방법 및 자격요건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콩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국내기업들은 홍콩 정부의 지원책을 적극 활용해 대형 전시회·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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