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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ing of Minds
영미법 제도하의 계약은 두 사람의 생각이 만난다는 의미의 Meeting of Minds라 하여 크게 Offer, Acceptance, Consideration 및 Intention to create legal relations 등 4가지 요소를 이야기할 수 있다.
Offer
오퍼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제안한다는 뜻으로써 계약에는 제안자인 A가 B의 약속을 전제로 A 자신도 모종의 약속을 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며 이를 B가 받아드리면 A와 B는 offer의 내용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계약법에서의 offer는 다시 Unilateral offer와 Bilateral offer로 (일방 혹은 쌍방) 구분되는데 둘의 차이점은 계약을 위하여 A 혹은 A 와 B 모두 상대에게 특정약속을 했는지 여부에 있다.
Bilateral offer
명수는 딸기 10박스를 금요일까지 홍철에게 배달하기로 약속하고 홍철은 명수에게 토요일까지 $1,000을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Unilateral offer
명수가 딸기 10박스를 금요일까지 홍철에게 배달하면 홍철은 명수에게 토요일까지 $1,000을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Unilateral offer 하에서 명수는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딸기를 배달하면 될 뿐 설령 배달하지 못했다 하여 (혹은 의도적으로 하지 않거나) 계약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지만, Bilateral offer에서는 배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명수는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홍철이는 offer의 방식과 관계없이 명수가 딸기 10박스를 금요일까지 배달했다면 $1,000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써 이를 위반하면 두 offer에서 모두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영미법계 로스쿨의 “법학개론” 수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Unilateral offer의 대표적 판례인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Co.이다.
1893년(1891~1894)에 영국 Court of Appeal에서 판결된 동 사건의 내용을 요약하면 제약사인 Carbolic Smoke 사는 자사의 약품이 감기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며 이를 사용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100를 보상하겠다며 이를 위하여 은행에 £1,000를 예치하였다고 광고했는데 실제로 Carlill이라는 사람은 해당 제품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감기가 호전되지 않자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판결이다.
법원은 Carlill이 제약사에 아무런 약속을 한 적이 없었더라도 제약사의 해당 광고는 유효한 Unilateral offer라고 판단하고 Carlill이 제품을 구매하여 설명서의 방법대로 사용한 것은 offer를 accept한 것이기에 계약이 성립된 것이라고 본 것이다.
Offer와 관련된 또 다른 특이한 경우는 Tenders(입찰)를 들 수 있는데 발주자가 입찰을 일반에게 공고하는 행위가 offer로 생각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법원은 Spencer V Harding (1869-1870) 사건에서 이 문제를 살폈는데 Harding은 입찰방식을 통하여 주식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내었고 입찰자 Spencer는 자신이 최고가격을 제시하였기에 자신이 낙찰자라고 주장하였다.
쟁점은 과연 입찰공고가 offer였는가 여부의 문제였는데 offer로 간주하면 입찰자인 Spencer가 Harding의 offer를 accept 한 것으로써 유효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Harding의 입찰공고를 offer가 아닌 “invitation to treat”에 불과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 invitation에 응한 Spencer의 입찰이 offer라 하여 accept 여부의 권한은 Harding에게 있었다고 판시하였다.
“주식을 팔 의사가 있으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자에게 매각하겠음”이 아닌 “주식을 팔 의사가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좋은 제안을 해보시오”라는 입장으로써 제안을 들어보고 그때 매각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판매자 측에 매우 유리한 입장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이는 영미법의 통상적인 general position에 불과하다는 점이고 절대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Lobley Co Ltd & Another v Tsang Yuk Kiu 사건에서는 “The properties will be sold to the highest bidder…”라는 문구가 입찰 invitation자체가 offer로 인정된 사안도 있으니 개별 사안에 따른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offer가 중요한 이유는 계약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갑” 과 “을”의 위치는 누가 offeror 이고 누가 offeree 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Offer를 제안한 사람은 정해진 기간 내에 (혹은 별도 통보를 통한 철회) 상대의 결정이 있기까지 offer 내용을 수정하거나 offer를 철회할 수 없는 반면 acceptance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물론 acceptance의 방법과 시기에 있어서도 법적으로 요구하는 요건들이 있는데 이는 다음 주에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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