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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백마강씨는 술에 취한 거래선 송재창씨를 데리고 접대한답시고 완차이 자페도 마쉬도에 있는 어느 가라오케를 갔습니다. 백씨가 신청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가 나오자, 멋모르던 송씨는 자신의 18번이라면서 벌떡 일어나 백씨의 마이크를 우악스럽게 잡아채었습니다. 형편없는 매너에 심사가 틀린 백씨는 \"내가 술값 내니 내가 노래 부를 권리를 샀다\" 라고 했고, 송씨는 \" 이 노래가 네 소유냐, 조용필 소유지!\"라고 하면서 다투었습니다. 결국 서로 마이크 흉기로 폭행 후 각각 전치 1주 정도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과연 여기서 백씨와 송씨의 주장이 옳은 지요?
A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조 뽑을 때마다 작곡/작사자에게 돈을 내라고 한다면 한국인 대부분은 술잔을 집어던질 겁니다. 다행히도 노래는 일단 사람들이 즐겨 부르게 될 때는 이미 대중 재산(영어로 Public Domain에 있다고 표현)이 되었다고 간주합니다. 그래서 노래 부르는 것은 무료입니다. 그러나 레이저디스크/CD/테이프 등 상업 매체는 작곡/작사자 및 가수의 라이센스 없이 판매하면 저작권법에 위반되어 저작권을 갖고 있는 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무명가수가 불러 상업용 가라오케용으로 사용하면 가라오케 생산업자는 작곡/작사자에게 라이센스비를 지불할지언정 유명 가수에게 돈을 지불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미 노래는 대중 재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곡/작사자는 가라오케 기계가 팔리는 한 로얄티를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생존시 계속 유효하며 사후에도 상속권자가 50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오랜 기한을 주는 목적은 저작물의 보호 및 공정한 이용을 하도록 인도하기 위함입니다. 홍콩법과 한국법은 국제조약법을 따르기 때문에 소멸 시효기간이 동일합니다.
위 사례에서 보면, 백씨 송씨 모두 틀렸습니다. 가라오케에서 부르는 조용필의 노래는 조용필의 소유가 아니고, 또 술값에 노래 부르는 로얄티가 포함된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 공짜가 많지 않지만 대중이 유행하는 노래 부르는 권리는 영원히 무료입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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