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희는 자선단체입니다. 개인 수표 한 장을 기부금으로 받았는 데 저희는 이것을 뒷장에 서명해서 제 3자에게 주고 우리 단체의 빚을 갚아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수표는 부도가 났고 제 3자는 저에게 빚을 갚으라고 성화인데 저희는 정정당당히 수표를 건네주었으니 수표를 부도 낸 사람이 책임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 A 귀하가 받은 수표가 \"Crossed Cheque\" (보통 두 줄의 횡선으로 대신함) 이거나 \"Payee Only\" 라는 표현이 있다면 타인에게 수표를 양도할 수 없습니다. 그런 표현이 없고 \"Bearer\" 혹은 \"To the Order of\"라는 표현을 지우지 않았다면 귀하는 그 수표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영어로 endorsement 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수표를 받은 후 괜히 뒷면에 자기 서명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위험한 행위입니다. 길거리에서 그 수표를 누가 줍거나, 은행직원이 부정직하면 그 endorsement된 수표를 들고 현금을 직접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이라도 일단 bearer 수표를 들고 있는 사람은 영어로 \" Holder in Value in Due Course\"라고 표현합니다. 일단 Holder for Value in Due Course가 되면 그 수표가 사기성이었던, 불법적인 거래의 수표이었던 상관없이 유효하고 은행에서는 그 수표에 대해 현금을 건네주어야 합니다. 예외는 있어 수표 Holder 본인의 사기성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은행에서는 현금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량한 제 3자가 어찌됐던 그런 수표를 받았다면 그 수표는 유효합니다. 심지어는 도둑이 수표를 훔쳐서 위조로 endorse 했으나 선량한 제 3자가 멋도 모르고 수표를 받았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은행에서는 유효한 것으로 간주해도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물론 은행에서 볼 때 수상하다고 느껴지면 지불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만 확실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귀하가 생일선물로 전두환씨에게 HK$10만짜리 Bearer 수표를 주었는데 전두환씨는 이것을 노태우씨에게 endorse해준 다음 부도가 났다면 노태우씨는 귀하 및 전두환씨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지만 전두환씨는 귀하를 상대로 소송할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선물성 수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선물 목적이 아니었다면 전두환씨도 귀하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