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인들의 한국 드라마 시청 후기

기사입력 2024.06.26 10:26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선재업고튀어.jpg

     

    HKU SPACE(홍콩대학교 전업진수학원)의 고급반 학생들은 매 학기 한 번씩 발표를 한다.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영화 관람, 드라마 시청 후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이 중에서 단연 한국 드라마 소개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를 통해 K 드라마 중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은 무엇이며, 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졌는지 엿볼 수 있었다.



    최근 대세인 ‘선재 업고 튀어’


    역시 최근 대세는 ‘선재 업고 튀어(일명 ‘선업튀’)’였다. 

     

    ‘선업튀’는 방영 초기부터 홍콩의 한국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래현 씨와 영기 씨 두 명이 이 드라마의 후기를 발표했다.


    아이돌 가수 류선재가 2023년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그의 팬 임솔은 크게 절망한다. 

     

    선재는 삶의 의지를 잃었던 자신을 구해준 적이 있기에 임솔은 그를 살리고자 2008년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이다. 

     

    래현 씨는 ‘선업튀’를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인 90년대생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이란다. 

     

    폴더폰, 유선 이어폰 등도 드라마에 등장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고 예상치 못하게 벌어지는 스토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영기 씨는 ‘내 인생의 레전드급 드라마’라는 극찬으로 이 작품을 평가했다.


    나의해방일지.jpg

     

     

    같은 작가의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기’


    일반적으로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어반 수업에서 공교롭게도 두 명의 남학생이 같은 작가의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두 편을 소개했다. 

     

    빈센트 씨가 발표한 ‘나의 아저씨’와 스티븐 씨가 소개한 ‘나의 해방일지’이다. 두 편 모두 박해영 작가의 작품이다. 

     

     

    생활칼럼4.jpg

     

     

    스티븐 씨는 이선균, 이지은(아이유) 주연의 ‘나의 아저씨’가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김지원, 손석구 등이 출연한 ‘나의 해방일지’는 어려움은 없지만 행복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또한 두 작품의 계절이 서로 연결되는 것 같아 시리즈로 함께 시청해도 좋은 것 같단다. 

     

    또한 드라마의 줄거리 일부는 스티븐 씨의 실제 생활과 닮아 있어 공감할 수 있었다고.

     

     

    생활칼럼2.jpg


     

    빈센트 씨가 선택한 ‘나의 아저씨’는 이 드라마가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경력을 소개하며 작품성이 뛰어난 드라마임을 강조했다. 

     

    ‘나의 아저씨’가 갖고 있는 매력으로는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흔한 로맨스가 없고 자신을 사랑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문제 의식이 좋았다고 한다.


     

    추억을 자극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중 ‘응답하라 1988’은 레이첼 씨에게, ‘응답하라 1997’은 폴리 씨에게 기억에 남는 드라마로 남아 있었다. 

     

     

    생활칼럼.jpg

     

     

    레이첼 씨는 가족, 청춘, 첫사랑이 모두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던 점과 여자 주인공의 남자 친구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는 감상평을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나 또한 ‘응답하라 1988’을 시청했는데, 드라마에 등장하는 ‘영웅본색’ 등을 통해 홍콩 시청자들도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한편 ‘응답하라 1997’의 매력에 대해 폴리 씨는 친구, 연인, 형제, 부부의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고, 자신의 중학교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기타 – 슬기로운 의사 생활, 모범택시 2, 드림하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슬기로운 의사 생활’과 ‘모범택시 2’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맨디 씨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주인공들의 20년간 이어진 소중한 우정 및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범택시 2’는 무지개 운수라는 택시 회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의뢰자의 복수를 대행해 준다는 줄거리로 이루어진다. 

     

    발표자 디온 씨는 실제로 발생한 사회적 문제를 드라마로 만든 점이 이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소개하였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버닝썬 게이트도 블랙썬으로 살짝 이름을 바꿔 다루고 있다.


    꽤 오래전 드라마의 감상평을 발표한 수강생도 있었다. 2011년에 방영된 ‘드림하이’이다. 

     

    젊은 청년 케네스씨의 발표였다. ‘드림하이’는 예술 고등학교인 계린 예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다. 

     

    옥택연, 아이유, 수지, 김수현이 ‘드림하이’에서 인지도를 얻어 스타로 발돋움하였다. 

     

    케네스 씨는 이 연속극을 통해 신인으로 등장한 배우들이 시대를 거쳐 어떻게 톱스타가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발표를 했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은?


    한편 수업 중 한국 드라마의 특징에 대해 잠시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봤다. 

     

    나는 많은 K 드라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교통사고, 기억 상실증, 불치병, 복수 등의 단어들이 언급되었다. 이중 한 학생이 ‘8회에 주인공들이 키스를 한다’고 말해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말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는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었다.

     

     

    생활칼럼3.jpg


     

    이번 발표를 통해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홍콩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삶의 의미와 추억을 생각하게 해주는 드라마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되어 홍콩을 포함한 지구촌 시청자들의 사랑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승권 원장24.jpg

    backward top home